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4일 송영길 신임 당 대표에게 민생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획기적으로 당을 이끌어달라고 건의했다. 동떨어진 민심과 당심 문제, 4·7 재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관련 당 차원의 사과 필요성 등도 의논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초선들의 문제의식을 당 지도부와 공유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을 맡은 고영인 의원(경기 안산 단원갑)은 “송 대표가 이번에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이런 말을 해줬다”며 “그것은 초선 의원들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 절박함과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심과 민심의 간극이 있다”며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실제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정상적인 형태, 형식으로 치러지긴 했는데 실제로는 비상대책위 형태로 내용적으로는 가야 하지 않나”라며 “지금 국민들이 저희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렇고 우리가 일상적이고 기능적인 형태로, 아무 일도 없었던 채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진짜 180명이 비상조치를 취하는 형태로 당을 당분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표가 중심이 되는, 이름이 뭐가 되든 총력적으로 할 수 있는 쇄신위 형태의 그러한 것을 만들어 2030 세대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요구를 잘 청취하고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통해 국민들이 4·7 보궐선거로 보여준 여러 경고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모습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정책위의장 등 인선이 다 끝나면 국회에서 워크숍을 하루 풀로 해서 분임토의라도 해서 174명 의원들이 그동안 쌓였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공유해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저는 경청하겠다.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가 이름에 구애받지 않고 쇄신위 형태를 만들어달라고 한 것에 공감한다고 했다”며 “어떤 형태든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피해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당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했다.
고 의원은 당 소속 선출직 공무원의 비위 행위로 보궐선거가 열릴 경우 후보를 내지 않도록 당헌을 재개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당헌 재개정이 바람직한지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보기로 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재개정 필요성이 있다고 분명히 얘기한 분도 있다”고 했다.
이밖에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 문제를 두고는 “성숙한 내부 당원 간 소통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의원들하고 의견 수렴을 해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지도부에선 송 대표와 김영배, 백혜련, 강병원, 김용민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더민초에선 고 의원과 강준현, 권인숙, 김병주, 민병덕, 양경숙, 양이원영, 오영환, 이성만, 이수진(동작), 이수진(비례), 이용주, 이탄희, 장경태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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