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다시 아시안 증오범죄로 의심되는 폭행사건이 벌어졌다. 한인 자매가 운영하는 주류매장에 괴한이 침입해 벽돌로 자매를 공격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이 운영하는 볼티모어 지역방송 WJZ에 따르면 전날 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의 ‘원더랜드 주류매장’에 한 남성이 난입했다. 자매 중 한 명의 아들인 존 윤씨가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와 유튜브에 올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그의 이모 A씨가 가게 문을 닫으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남성이 문을 붙잡고 가게로 들어오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 남성은 A씨가 가게에 못 들어오도록 막자 A씨를 끌고 가게로 들어왔고 이후 그를 바닥에 내팽개치듯 쓰러뜨렸다.
저항이 계속되자 남성은 손에 든 시멘트 벽돌로 A씨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윤씨의 어머니인 B씨가 뛰어나와 말리자 남성은 벽돌로 B씨 머리도 가격했다. A씨와 B씨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계속 이 남성을 밀어냈고 결국 가게에서 쫓아낸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정리했다.
이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다쳤고 특히 A씨는 머리에 30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 경찰은 용의자로 50대 남성을 체포해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존 윤씨는 현지언론에 “(어머니와 이모가) 생계를 유지하러 온 공동체에서 이같이 위협받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이 공동체는 20년 이상 일원이었던 우리를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곳곳에서 아시아계 시민을 겨냥해 폭행하거나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등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 의회매체 더힐에 따르면 15개 대도시에서 올 1분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9% 증가했으며, 뉴욕의 경우 22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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