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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새 대북정책 외교에 중점…북한, 외교적 기회 잡길”

입력 : 2021-05-05 06:00:00 수정 : 2021-05-04 22: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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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北에 ‘외교적 관여’ 촉구
‘상응한 조치 강구’ 북한 반응 이후
국제무대서 외교 방점 둔 메시지

과거 정부 대북정책 실패 사례 인정
“비핵화 효과적 정책 마련 위해 숙고”

한국 정부 대북입장 상당 부분 수용
제재완화·종전선언 등은 조율 필요
런던 G7 외교회담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G7(주요 7개국)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고위외교·정책대표,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운데줄 왼쪽부터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마르크 가르노 캐나다 외무장관, 뒷줄 왼쪽부터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런던=AFP연합뉴스

G7(주요 7개국)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북한의 ‘외교적 관여’를 촉구한 것은 북한의 호응을 요구하면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을 동맹과 함께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외교와 대화를 앞세워 북한을 크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북정책의 근간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상 간 빅딜’이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결이 다른, 외교를 통한 단계적 해법을 중심으로 한다. 하지만 북한은 잇단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에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도발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반발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북한 문제 해결에 힘을 실어줄 주요 7개국은 물론 한국과 인도 등이 초청된 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화 재개의 손짓을 보냈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이 외교에 방점을 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호응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외교적 관여 여부는 북한에 달렸다면서 수일, 수개월 내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북한이 외교적 관여의 기회를 잡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갈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라면서 공을 북한 쪽으로 넘긴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미국의 대북정책은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미·일 외무회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맨 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맨 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영국 런던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대북정책 검토 과정을 소개하면서도 과거 대북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동맹·관련국과 함께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먼저 이 문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 그리고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를 거치면서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접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역사를 돌아보며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무엇이 효과가 없었는지 감안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효과적인 정책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숙고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두 번째로 이해관계가 매우 분명한 한국, 일본 등 동맹을 시작으로 관련국 모두와 활발히 상의하면서 신중한 검토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 간 담판이 아닌 동맹과 주변국의 개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영국 런던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만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미국의 정책은 면밀히 계산된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추구하며 이는 실질적인 외교를 이뤄내기 위한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그런 외교를 탐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통해 미국과 동맹, 해외 주둔 미군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며 이를 추진하면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여러 동맹국, 협력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고 상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일본, 한국 순으로 양자 회담을 하고 북한을 주요 의제로 다루는 등 동맹과 추가적인 조율에도 나섰다. 정의용 외교장관은 블링컨 장관의 요청으로 영국 방문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정 장관과 회담에서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은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대북제재 완화 및 인도적 지원, 종전선언, 북한 인권 문제 등에서 한·미 간 추가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3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G7 외교·개발장관 만찬 회동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라는 목표를 견지하는 데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북 정책의 재검토에서 미국이 일본과 한국 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중시하면서 대처하고 있는 것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계속해서 일·미·한 3국 간에 긴밀히 연계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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