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5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정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외무상이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다고 4일 발표했다. 런던에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첫 대면 만남이다.
현재로선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정부는 양자회담 개최 가능성에도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진 뒤 현지 취재진과 만나 한·일 외교장관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한·미·일이 만난 뒤에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의 언급처럼 한·미·일 회담 이후 자연스럽게 한·일 회담이 열리게 되면 약식회담의 형식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 장관이 모테기 외무상과 취임 2개월여 만에 만나게 되더라도 당장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참석하는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주로 논의할 예정이다. 3자 회담 뒤 양자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미국이 참여하는 회담을 통해 한·일 장관의 만남이 성사된다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의 자발성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한·일 관계 교착상태의 원인이 되는 현안 논의에 실질적 진전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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