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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당서 ‘제2 메르켈’ 나오나

입력 : 2021-05-04 18:33:15 수정 : 2021-05-04 18: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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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총리 후보 내세운 뒤 돌풍
총선 5개월여 앞두고 여론조사
집권 CDU·CSU연합마저 제쳐


독일 녹색당이 ‘포스트 메르켈’ 경쟁에서 기선을 잡았다. 최연소 여성 총리 후보를 내세운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다.

9·26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폴리틱스 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종합 여론조사 결과 “녹색당이 201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선두를 달리면서 독일 정치권에 변화의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녹색당은 지난 2주간 발표된 10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6건에서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에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만 해도 CDU·CSU 연합에 지지율이 18%포인트나 뒤졌던 녹색당은 지난 3월부터 격차를 좁히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중순 안날레나 베어보크(40·사진) 공동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이후 대역전에 성공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녹색당은 총리 후보 지명 후 일주일간 2159명의 당원 가입 신청이 쇄도하는 등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칸타르·주간신문 빌트암존타크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녹색당이 27%로 CDU·CSU연합(24%)에 3%포인트 앞섰다. 다음은 사회민주당(SPD) 15%, 자유민주당(FDP) 11%, 독일을 위한 대안(AfD) 10%, 좌파당 7% 순이었다.

녹색당의 약진은 코로나19 봉쇄 장기화와 백신 접종 난맥상에 따른 정부·여당 비판론과 베어보크 후보의 개혁성이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독일 기후변화대응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말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미래 세대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2030년 이후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라”며 일부 위헌 결정을 한 것도 녹색당에 힘을 실어줬다.

16년째 집권 중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독일에선 1949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 총리가 불출마한 가운데 치러지는 9월 총선은 CDU·CSU 연합의 아르민 라셰트와 SPD 숄츠, 녹색당 베어보크 간 3파전으로 압축된다. 독일 여론조사 전문가 슈테판 메르츠는 가디언에 “현재 드러난 지지율은 2∼3주 정도 더 유지돼야 신뢰할 만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독일 정당 위계질서가 수년간 거의 움직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이제는 판이 바뀌는 문턱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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