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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생활 ‘따로’ 자선활동 ‘함께’… 빌 게이츠 ‘146조 재산’ 분할 촉각

입력 : 2021-05-04 23:00:00 수정 : 2021-05-05 09: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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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부부 27년 만에 이혼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없어”
각자 트위터에 공동성명 올려
일각 “빌의 일 중독이 악영향”
멀린다 “돌이킬 수 없는 파경”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오른쪽)와 아내 멀린다 게이츠. AFP연합뉴스

억만장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65)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56)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한다. 대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자선사업의 동반자로 남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게이츠와 멀린다는 각자 트위터에 공동 성명을 올리고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7년간 우리는 아이 셋을 키웠고, 모든 사람의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위해 전 세계에서 일하는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설립했다”면서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부부는 구체적인 이혼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지인을 인용해 이들이 최근 수년간 위기를 겪어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빌의 ‘일 중독’이 악영향을 줬다고 본다. 멀린다는 결혼 25주년이던 2019년 인터뷰에서 남편이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느라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때로는 결혼 생활이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시애틀 킹카운티 법원에 이혼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미 연예매체 TMZ에 따르면 멀린다는 협의이혼 계약서에 “결혼이 돌이킬 수 없는 파경에 이르렀다”며 게이츠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적시했고, 게이츠도 이에 동의했다.

 

MS에서 만나 1994년 결혼한 이들은 삶과 자선사업의 동반자로 함께해 왔다. 게이츠는 2000년 MS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멀린다와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었다. 2019년 말 기준 순자산이 433억달러(약 48조6042억원)이고 직원 1600명을 둔 세계 최대 자선단체다. 두 사람은 재단 공동의장을 맡아 빈곤과 질병, 불평등 퇴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년간 500억달러 넘게 썼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에는 백신 개발 등에 약 17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들은 재단 일은 앞으로도 함께한다. 재단 측도 성명을 내고 “둘 다 공동의장직을 유지한다”며 “재단의 전략을 수립해 승인하고,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관심은 즉각 재산 분할에 쏠렸다. 두 사람은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 집계 기준 게이츠의 재산은 1305억달러(약 146조4862억원)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액수를 놓고 보면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CEO와 매킨지 스콧의 2019년 이혼에 이은 ‘세기의 이혼’이라 할 만하다.

 

장녀 제니퍼 게이츠(25)는 인스타그램에 “가족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되고 있다”며 “내 감정과 가족들을 가장 잘 떠받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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