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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 1시간 늦자 “추가 요금 45만원”… 제주 렌터카 바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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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4 17:00:00 수정 : 2021-05-04 16: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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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예약자 대차 업그레이드 비용까지 추가 결제
제주도청·한국소비자원 민원… 업체 측, 재결제 답변
특수 누리는 렌터카 업계…성·비수기 요금 편차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주의 한 렌터카업체가 소형 승용차를 1시간 늦게 반납했다고 45만원의 추가 요금을 받아 바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 A(23·여)씨는 지난 4월 29일 오후 5시부터 5월 1일 오전 8시까지(39시간) 렌터카 예약대행업체를 통해 15만7100원을 내고 B 렌터카에서 엑센트를 빌렸다.

 

계약서 상 대여 시간은 총 39시간. 반납 당일 오전 A씨는 서귀포시에서 출발해 제주시로 가는 도중 평화로에서 짙은 안개를 만났다.

 

안갯길에 당황한 A씨는 속도를 줄여 운전할 수밖에 없었고, 업체측에 전화를 걸어 반납이 다소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업체 측은 차량 인수 전 렌트 시간 연장 불가를 안내했고, 다음 예약 손님이 기다릴 경우 다른 차량으로 제공해야 하며 업그레이드 비용 역시 A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업체 측은 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예약 고객이 도착해서 손님이 화를 낸다며, 현재 중형승용차인 K5 2020년형으로만 대차가 가능하며 추가금으로 총 4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또 연장 시간 1시간에 대한 비용 1만원에 5월 1일부터 4일까지의 K5 대여 요금에서 엑센트의 대여 요금을 차감한 것을 합한 금액 4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을 추가했다.

 

A씨는 K5 2020년형과 엑센트 2019년형 요금의 차이가 44만원이나 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이에 더해 그 업그레이드 비용을 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업체 측은 A씨 이후 예약자에게 K5 승용차를 인도했고, A씨는 1시간 연장 요금에 더해 또 다른 추가 요금을 업체 측이 자신에게 요구할 것이란 생각과 자칫하면 비행기를 놓칠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더해져 결국 45만원을 추가로 지불했다.

 

A씨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렌터카 예약대행업체와 B 렌터카의 행태에 대해 제주도청에 관광불편민원을 접수하고 한국소비자원에도 민원을 넣었다.

 

민원을 접수한 제주도자치경찰단은 해당 렌터카 업체 측에 문의한 결과 신용카드 결제 취소 후 정정된 금액으로 재결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은 또 신고 요금과 대여약관 등을 확인하고 위반 사항이 있다면 제주도교통정책과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제주도렌터카조합 관계자는 “렌터카 이용 과정에 불편·불만 사항이 있을 경우 조합에도 민원을 제기하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수 누리는 렌터카 업계…성·비수기 요금 편차 커 민원 잇따라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렌터카 업계가 특수를 노리는 가운데 렌터카 요금이 비싸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렌터카조합 등에 따르면 4월말 기준 도내 114개 렌터카 업체에서 총 2만9733대를 운영하고 있다. 가동률은 80% 이상이다.

 

렌터카 대여 요금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자율신고요금제로 운영되고 있다. 도내 렌터카 업체는 행정당국에 신고한 요금 범위 내에서 성·비수기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신고요금 이상 대여행위에 대해서만 행정처분할 수 있다.

 

도내 렌터카 평균 신고요금은 24시간 기준 △경형 9만원 △소형 12만원 △중형 17만원 △대형 24만원 △승합 21만원 등이다.

 

업체에 따라 비수기는 70~50% 이상, 성수기는 50~5%의 할인율을 적용해 대여하고 있다.

 

성·비수기 요금 편차가 커 바가지 논란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중형차의 경우 비수기 2만~3만원대에 대여할 수 있었지만 현재 신고요금에 근접하는 경우도 발생해 4~5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관광불편민원접수 현황을 보면 렌터카 관련 민원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관광객 A씨는 게시판에 “경차를 하루 빌리는데 10만원이 넘는다”며 “재작년만해도 중형 승용차가 2박3일에 5만원이었는데 불과 2년새 제주도 렌터카는 비트코인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렌터카 조합 관계자는 “가격 비교 사이트나 여행사 할인 마케팅 등을 통해 비수기에는 신고 요금의 80% 정도 인하한 가격으로 대여하고 7∼8월 등 성수기에는 신고된 최고 요금에 근접해 대여하면서 고객 입장에선 바가지 요금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렌터카 요금은 자율신고요금제로 시장 논리에 반하는 가격 통제는 담합 조장 우려가 있어 사실상 불공정 대여약관(요금)이 아닌 이상 제한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제주도는 렌터카 방역 및 대여요금 지도·점검계획에 따라 오는 8월말까지 주 1회 렌터카 방역, 신고요금 이상 대여행위 여부, 자동차대여약관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렌터카조합을 통한 자정노력 및 행정지도 등을 벌인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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