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한강공원 내 폐쇄회로(CC)TV가 더 늘어야 한다는 시민 여러분들의 뜻을 알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손씨가) 돌아오길 바랐다”며 “앞날이 창창한 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어쩌다 이 상황까지 됐는지 알기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며 고(故) 손정민씨를 추모했다. 오 시장은 “손정민군 아버지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었다”며 “부모 된 마음으로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화목하던 한 가정에 생긴 슬픔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비슷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달 내 ‘스마트폴’ 표준모델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CCTV, 신호등, 교통신호기, 가로등, 보안등 등을 한 데 묶은 ‘스마트폴’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이번 달 바로 운영지침 수립과 시행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강에는 한강사업본부가 관리하는 505대와 민간시설이 관리하는 815대를 합쳐 모두 1320대의 CCTV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하지만 10여 곳이 넘는 한강공원 구역 내 CCTV는 163개에 불과했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저로서는 뼈저린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도로시설물(전봇대 등)과 CCTV, 스마트기기 등을 개별적으로 설치해 왔다”며 “그러다 보니 도로시설물만 약 24만본이 난립하고 매년 4000여개가 교체·설치되고 있었다. 미관 저해뿐 아니라 시설·운영비 증가로 인해 CCTV 수를 늘리는 것에 애로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스마트도시 진화 추세에 맞는 새로운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에게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에는 조그만 방심도 용납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며 “안전에 관해서는 1%의 실수가 100%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 이후 실종 엿새 만인 지난 달 30일 실종 장소 인근 한강 수중에서 민간구조사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공원에서 손씨 실종 추정 지점을 촬영하는 CCTV가 없어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가 잡힌 영상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경 A씨와 함께 공원 나들목(출입구)을 지나가는 모습과 한 편의점 내부에서 찍힌 게 전부였다.
경찰은 손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실종 당일인 4월25일 오전 3시를 전후해 반포한강공원을 방문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당시 반포한강공원 CCTV 자료도 일일이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가 갖고 있던 손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으며, A씨의 휴대전화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손씨 유족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 부검 관련해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냈다. 국과수는 채취한 시료를 면밀히 검사해 이르면 15일 뒤쯤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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