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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코드인사로 임기말 관리… 검찰개혁 마무리도 맡겨

입력 : 2021-05-04 06:00:00 수정 : 2021-05-04 09: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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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윤석열 사퇴 60일 만에 내정

친정부 성향… 靑 “檢개혁 완수 기대”
조국·秋와 법무차관으로 호흡 맞춰
金 “힘든 시기 책임감… 청문회 준비”
野 “검찰 길들이기에 방점 찍은 것”

‘을사오적’ 빗댄 비판 글 돌기도
“분란 많을 것” 기대보다 우려 커
2019년 11월 8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새 검찰총장 후보에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사진)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임기 2년의 검찰총장직에 오르게 된다. 사실상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 되는 셈이다. 이날 지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4일 임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중도 사퇴한 지 60일 만이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직접 만나 제청을 받은 뒤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법무·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주요 사건을 엄정히 처리해왔다”면서 “김 후보자가 적극적 소통으로 검찰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국민이 바라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임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청와대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어렵고 힘든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광주 대동고 동문 사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사로 임관한 후 현 정부 들어 법무연수원장과 법무부 차관 등의 요직을 거쳤다.

3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하상윤 기자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김 후보자 지명을 놓고 친정부 성향 인사를 검찰 수장에 낙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18년 6월부터 2년간 법무차관으로 일하면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이 시기 검경 수사권 조정, 특수부 폐지와 같은 현 정권의 검찰개혁이 대거 추진됐다.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금융감독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고,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에도 올랐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의 거부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최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점, ‘조국 사태’ 당시 윤 전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 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의했다는 논란 역시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는 명실상부한 문재인 정권의 ‘코드인사’”라며 반발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권을 향해 수사의 칼날을 겨누던 윤 전 총장을 찍어내면서까지 검찰을 권력의 발아래 두고 길들이려던 ‘검찰장악 선언’의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金 지명 배경과 전망

 

많은 사람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지명됐다. 청와대가 4명의 검찰총장 후보군 중 김 전 차관을 낙점한 데는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우리 사람’이란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 전 차관과 함께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선정한 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심을 거듭했다. 통상 검찰총장은 후보추천위 다음 날 법무장관이 최종 후보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했다.

2019년 11월 8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 장관이 제청 카드를 섣불리 뽑지 못했던 건 그만큼 청와대의 고민이 깊다는 뜻으로 읽혔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낙점한 후보를 박 장관이 제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입장에선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총장으로서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면서 동시에 정권 핵심을 겨냥한 수사를 매끄럽게 관리할 적임자를 찾다 보니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여권 내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한 성난 민심을 거스른 총장 인사를 할 경우 차기 대선 국면에서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었다.

 

하지만 결국 청와대의 선택은 김 전 차관이었다. 박 장관은 후보추천위가 열린 지 나흘 만인 3일 김 전 차관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점은 결국 검찰개혁으로 대표되는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맞춤한 인사가 가장 중요한 총장 인선 기준이었음을 시사한다. 박 장관은 앞서 총장 후보 인선 기준을 두고 “대통령 국정철학에 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7재보선 참패, 법무부-검찰의 갈등과 윤 전 총장의 대권후보 부상 과정에서 여권이 내세운 검찰개혁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차기 총장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검찰개혁 완수’와 ‘정권의 안전한 퇴로 확보’에 무게를 두고 후보자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광주 대동고 출신으로 서울북부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거쳐 2018년 6월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차관에 올랐다. 22개월간 차관으로 있으면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내리 보좌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무색무취’한 사람이었지만 법무차관 이후 친정부 성향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고 평가한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윤 전 총장에게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져 검찰 내부 반발을 샀다. 검찰개혁에 앞장서서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주도하는 등 친정권 성향으로 기운 김 후보자를 ‘을사오적’에 빗댄 비판의 글이 검찰 내부망에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이날 검찰 내부의 반응은 김 후보자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큰 기류였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차관으로 계실 때 정부 입장을 많이 대변하셔서 (검찰) 내부에서 썩 반기지는 않는다”고 했고,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차관으로 계실 때처럼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면 조직 내에 많은 분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자가 검찰에 있는 동안엔 그렇게 평이 나쁘진 않았다”며 “검찰을 대표하는 총장이 되면 맹목적이거나 막무가내로 일을 하시진 않으리라 본다”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 후보자는 친정부 인사라는 평가에 대해 “인사청문회 등에서 차차 말씀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날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구성했다. 총괄팀장은 전무곤 대검 정책기획과장, 정책팀장은 박기동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홍보팀장은 이창수 대검 대변인이 맡는다. 청문지원팀장은 대검 외부 인력인 진재선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이 맡기로 했다.

 

이도형·김주영·이창훈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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