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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으로는 부자 될 수 없어… 코인이 유일한 희망"

입력 : 2021-05-04 06:00:00 수정 : 2021-05-04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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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매달리는 2030
투자 불안감 있어도 코인 희망 안버려

“어차피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 코인이 유일한 희망이에요.”

 

직장인 김모(25)씨는 몇 달 전부터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을 샀다가 지난달 미국 정부가 금융소득 증세를 언급한 뒤 가격이 급락하자 마음이 흔들려 700만원의 손실을 보고 팔았지만, 이후 다시 1000만원을 넣었다. 롤러코스터처럼 급변하는 가상화폐 장을 보면 그 역시 마음 한쪽에 불안감이 생기고 하루에도 몇 번씩 심장이 요동을 친다. 하지만 투자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 집에서 물려받은 것도,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닌 그에게 ‘부’를 쌓을 수단은 코인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인들은 월급을 ‘원화 채굴’이라고 부른다. 월급은 가상화폐를 사기 위한 시드머니(종잣돈)일 뿐이란 의미”라며 “월급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아예 없다. 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코인으로 대박을 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요. 그 믿음으로 버팁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 급락장이 찾아오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2030 청년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가상화폐 투자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김씨처럼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전 재산을 쏟아붓는 이도 많다.

 

3일 세계일보가 가상화폐 투자를 계속하는 20대 청년들을 만나 이유를 들어봤다. 이들은 가상화폐 투자가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 위치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시세들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한 달에 3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이모(29)씨는 왜 투자를 계속하냐는 질문에 “지금 월급으로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씨는 “건실한 직장에 취직했으니 걱정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달랐다”며 “나는 월급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고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데, 잘사는 동기는 빚도 없고 부모가 집을 사주는 것을 보고 박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월급만으로는 ‘이미 가진 사람들’을 따라가는 게 평생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집값이나 얼마 전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투기 논란을 보며 이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이씨는 “돈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자산을 무섭게 불려가지 않나.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되는 것”이라며 “자본금이 없는 상황에서 최선은 가상화폐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가상화폐가 청년들에겐 돈을 벌 마지막 수단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투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도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수영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값이 이미 너무 올라 청년들이 뛰어들 수 없고 주식은 수익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해 코인에 몰두하는 것”이라며 “남들처럼 잘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로 인한 박탈감이 청년들을 가상화폐에 매달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주춤하는새… 이더리움 ‘신고가’

 

가상화폐 시장에서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약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지난달부터 횡보를 이어가는 사이 만년 2위에 머물던 이더리움이 5월 들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글로벌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가격은 오후 1시 기준 3047달러로, 24시간 전에 비해 5%가량 올랐다. 최근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이더리움의 가격이 3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게섯거라”… 이더리움 신고가 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실시간 거래가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6840만원에 출발한 뒤 한때 7000만원을 넘어섰고, 이더리움은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상윤 기자

이더리움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총은 3533억달러로 1위인 비트코인(약 1조달러 내외)과의 차이가 더욱 줄었다. 이 때문에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 시가총액 비율을 뜻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도 올해 들어 처음 50%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줄이고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를 뜻하는 ‘알트코인’에 투자 비중을 늘렸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올해 초인 1월3일 71.51%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점 하락세다. 여기에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의 급상승으로 이제는 50%도 좀처럼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이더리움의 가격은 급상승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6981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373만8000원에 거래됐고, 꾸준히 350만~370만원을 오가고 있다.

 

비트코인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던 이더리움이 최근 급상승을 보이는 것은 비트코인보다 활용성과 접목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은행들이 이더리움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유럽투자은행(EIU)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만기 2년의 디지털 채권 1억유로(약 1343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도 자체 가상화폐인 JPM코인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발행했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40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을 연합한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해 NFT(대체 불가능 토큰) 시장을 개설한다는 소식도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박지원·구현모·조희연·남정훈·김희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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