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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검찰 수사 후 재이첩’ 명문화 강행

입력 : 2021-05-04 00:01:00 수정 : 2021-05-03 22: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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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내용 담은 사건사무규칙 제정 공포
檢과 갈등 빚다 일방적 명시… 충돌 예고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던 ‘공소권 조건부 이첩’을 결국 공식화했다. 공수처가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사건을 수사 완료 후 다시 넘겨받을 수 있도록 사건사무규칙에 명시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묵살된 검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수처는 4일 “공수처의 특성에 맞게 사건의 접수·수사·처리 및 공판 수행 등 사건사무 처리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 관련 사항을 담은 사건사무규칙을 제정·공포한다”고 밝혔다. 모두 35개조로 규정된 사건사무규칙엔 인권보호 수사원칙, 피의자 소환·조사 원칙, 사건 처분·이첩 절차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 규칙 중 ‘사건 이첩’ 관련 부분이 가장 논란이 됐다. 조건부 이첩은 공수처가 지난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이첩할 때 수사가 마무리되면 공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건을 다시 넘겨 달라고 요구하면서 언급된 개념이다.

 

검찰은 “공수처는 법률상 검찰 지휘기관이 아니다”며 반발했고, 수원지검은 결국 사건 관계자인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직접 기소해버렸다.

 

공수처도 가만 있지 않았다. 사건사무규칙 제25조2항에서 ‘(공수)처장은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경우 해당 수사기관에 관계 서류와 증거물 등을 이첩한다. 다만 공수처가 추가수사 및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수처로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수사 완료 후 사건을 이첩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과 관련해 다른 수사기관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나 검찰 내부에선 “공수처가 근거도 없는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문제”라며 양측 간 충돌을 예고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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