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6%·씨젠 8%대 떨어져
잔고비중 1위 롯데관광개발 5%↓
지수 전체보다 개별 종목에 영향
전문가 “방향성 훼손은 안 될 것”
당국 “불법 공매도 단호히 대처”

코스피·코스닥 대형주 350개 종목의 공매도가 재개된 첫 거래일인 3일 1조1000억원대 공매도 거래가 나왔다.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고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하락세가 더 눈에 띄었지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충격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3일 코스피는 20.66포인트(0.66%) 하락한 3127.2로 거래를 마쳤고, 공매도 타깃 업종으로 거론된 바이오주가 대거 포진되어 있는 코스닥지수는 2.2%(21.64포인트) 하락한 961.8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31일(956.17)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은 이날부터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됐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는 시가총액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1위 삼성전자(0.25%)와 2위 SK하이닉스(2.73%)를 비롯해 네이버(0.97%), 현대차(2.83%), 기아(4.03%) 등은 소폭 상승했지만, LG화학(-2.68%)과 삼성바이오로직스(-3.86%), 셀트리온(-6.20%), 삼성SDI(-2.29%)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은 타격을 입었지만, 우려됐던 코스피의 급락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우려가 이미 공매도 재개 이전에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 재개의 영향력은 지수 전체보다는 종목별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특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공매도 잔고 비중이 6.69%로 가장 높았던 롯데관광개발은 5.15%(950원) 떨어진 1만7500원에 장을 마쳤고, 시가총액 10대 종목 중 공매도 잔고 비중이 2.72% 가장 높았던 셀트리온도 1만6500원으로 6.20%나 하락하며 24만9500원에 마감했다.
공매도의 주요 타깃으로 꼽힌 바이오 업종이 특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셀트리온 3형제 중 대장격이 셀트리온이 하락하면서 코스닥 대중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5.97%)와 셀트리온제약(-5.04%)도 가격이 빠졌고, 진단키트 대중주인 씨젠도 8.01%나 하락한 모습이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높고,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 가능한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들의 하락폭이 뚜렷할 것”이라면서 “대차잔고 증가가 모두 공매도로 전환된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주가 하락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가 증시 자체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고 있어 공매도 재개로 증시의 방향성 자체가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위원도 “공매도 재개로 주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으나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코스피는 3100∼3220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정훈·김희원·김준영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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