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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 떼먹은 사기범들 잇따라 '실형'

입력 : 2021-05-04 07:00:00 수정 : 2021-05-03 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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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전세 사기' 범행 피고인들에게 실형 선고되는 추세 / 피해자들 "형량을 획기적으로 더 높여야"

서민들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전세 보증금을 떼먹은 사기범들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A(53)씨는 2019년 4월 대전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집을 보러 온 B씨 등 2명에게 아내 명의의 다가구 주택을 소개하며 7억여원의 근저당권 채권 최고액과 4억2천만원의 선순위 임대차 보증금이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당시 선순위 보증금 합계는 8억6천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에 물린 돈만 건물 시가에 육박하는 15억원이 넘었다는 뜻이다.

 

B씨 등은 지난해 이 건물이 실제 경매에 넘어간 이후에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차주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 2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B씨에게 1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14억여원에 달하는 선순위 보증금을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9억원으로 낮춰 전달한 다른 다가구 주택 주인 C(37)씨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징역 1년과 보증금 조로 떼먹은 돈 9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형사1단독 조준호 부장판사는 "선순위 임차인들의 임대차 보증금 합계액은 임대차계약에서 중요한 정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임대차 보증금 합계액을 사실대로 고지했더라면 피해자는 계약을 했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천안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보증금 8천만원을 떼먹은 주인이 1·2심에서 징역 8월형을 받았다.

 

이른바 '깡통 전세 사기' 범행 피고인들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추세이긴 하나, 피해자들은 형량을 획기적으로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피해자는 "계약 당시 최대한 확인했으나, 서류로는 알 수 없는 선순위 보증금에 대해 거짓말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피해자들이 억울함과 수치심에 삶을 포기할까 고민할 만큼 힘들게 하는 전세 사기범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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