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재 비대위서 여당에 반환 요구
“집권세력 난폭운전에 단호히 대처”
국회의장 예방 자리서 ‘협조’ 요청도
민주 “국민의힘, 스스로 포기” 반박
박광온 내정…“법사위원장 지킬 것”
정무수석엔 “여야정 협의체” 제안도
원내대변인에 강민국, 전주혜 내정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능한 집권세력의 무면허 난폭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광온 의원을 내정하면서 야당의 반환 요구를 거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이 첫 충돌지점이 될 전망이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는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더 강력한 혁신과 체질개선이 요구된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에 더 큰 민심을 담을 수 있도록, 진영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국민의 행복에 맞추어 당을 과감히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권한대행은 “민주당도 더 이상의 일방독주를 멈추고 야당의 소리, 희망을 잃고 답답해하는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주길 바란다”며 “허울뿐이 협치 운운은 이제 그만하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백신 문제,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에서만큼은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이 계속 독선과 아집을 부리며 국회를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만드는 걸 지속해도 우리 당은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김 권한대행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부터 민주당에 법사위원장을 반환하라고 요구해왔다. 김 권한대행은 취임 인사차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관습법과 전통으로 지켜왔던 국회 운영의 기본 룰은 이제 다시 정상화 시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박 의장에게 법사위원장 반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권한대행의 몽니에 국회가 다시 정쟁의 장이 되고 있다”며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한 건 국민의힘 스스로의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생입법·개혁입법 완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법사위원장직을 지킬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선 “국민들이 부동산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며 “세제도 부동산과 맞물려 있으니 관련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배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회의 전에는 국회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의 소급적용 입법을 요구 중인 같은 당 최승재 의원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이 (소급해) 이뤄지도록 민주당에 이 법안 처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에는 초선 강민국·전주혜 의원이 내정됐다. 이 중 강 의원은 당내 초선 개혁 모임인 ‘지금부터’의 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을 비롯, 태영호·정동만·강대식·박성민·최춘식·유상범·엄태영·구자근·김예지·허은아·조명희 의원 등 초선 의원 13명이 원내부대표에 내정됐다.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 내정자들은 앞서 내정된 추경호(재선)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향후 의원총회 인준을 거쳐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에는 인천 동구미추홀갑 당협위원장인 전희경 전 의원이 임명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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