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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구의원 지방선거에 탈북민 2명 출마

입력 : 2021-05-03 20:34:12 수정 : 2021-05-03 20: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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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티머시 조 6일 도전
당선되면 서구권 최초 사례
박지현(왼쪽), 티머시 조

오는 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영국 지방선거에 탈북민 2명이 도전한다. 이들이 당선되면 서구에서 탈북민이 선출직에 오른 첫 사례가 된다.

ABC방송과 영국 우익 블로그 ‘컨서버티브 홈’ 등에 따르면 탈북민 박지현(53·여)씨와 티머시 조(33)씨가 맨체스터 베리와 덴턴사우스 지역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다.

박씨는 북한에서 수학 교사로 일했다. 1990년대 대기근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몸져 눕게 된 상황에서 남동생마저 불법 광물거래에 연루돼 쫓기는 신세가 되자 남동생과 함께 탈북했다. 그러나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인신매매범에 붙들려 남동생은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지고, 박씨는 중국 남성에 팔려가 아들을 낳는다. 아이가 다섯 살이 됐을 때 중국 당국은 박씨를 북한에 강제 송환한다. 노동수용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던 박씨는 발에 생긴 상처가 곪기 시작하면서 위독한 상태에 이른다. 수용소는 초주검이 된 그를 내보냈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박씨는 다시 국경을 넘어 아들을 만난다.

박씨는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아들과 함께 몽골로 향하지만 이 또한 실패하고 2007년까지 베이징에 머물게 된다. 그러다 한국인 목사 도움으로 영국 리버풀에 망명하게 된다. 이후 영국 내 탈북민 지원단체 ‘커넥트 북한’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북한인권운동가로 이름을 알렸다. 보수당에는 2016년 입당했다.

조씨는 어릴적 ‘꽃제비’로 거리를 떠돌다 2004년 탈북한 뒤 2008년 영국으로 건너와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대학원에서 국제안보정치를 공부했다. 영국 의회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그룹’(APPGNK) 공동의장인 피오나 브루스 의원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경험한 적이 있고, 의원 보좌관을 거쳐 현재는 이 그룹의 간부로 일하고 있다.

두 후보가 출마한 맨체스터는 전통적으로 노동당이 우세인 지역이지만 최근 보수당이 공들이고 있다. 보수당으로서는 이들을 후보로 낙점함으로써 ‘난민에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두 후보로선 이번에 낙선하더라도 정계 진출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뗀 셈이다.

영국 선출직에 한국계가 진출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다. 당시 한인회장 출신 하재성씨가 런던 남부 한인타운 지역에서, 어릴적 부모를 따라 건너온 권보라씨가 노동당 소속으로 런던 해머스미스 자치구에서 각각 구의원에 당선됐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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