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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는 지역에”… 지자체·대학 손잡고 인구 위기 넘는다

입력 : 2021-05-04 03:00:00 수정 : 2021-05-03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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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자체 ‘地學협력체제’ 만들어 청년층 유출 방지 안간힘

지자체가 대학 육성 주체로 나서 돌파구
인재 붙들고 지역경제 활성화 ‘일석이조’

지역에서 인재 키우고 기업 유치해 채용
‘지자체·대학 협력 플랫폼’ 2021년 2차 선정
대구·경북, 공유대 설립 인재양성 계획서
충남, 대전·세종과 함께 복수형으로 신청

지역인재 육성·유치, 지자체 역할 중요
대전, 카이스트 등 활용 창업 생태계 조성
경북, 민간 연구역량·행정 융합 공동운영
대구∙경북 20개 대학 총장들이 대구∙경북혁신대학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학령인구 감소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 인구 유출로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가 대학과 함께 ‘지학(地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학 협력의 핵심은 지자체가 대학 육성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해온 역할을 지방정부가 주도하자는 뜻이다. 지자체와 대학이 협업해 맞춤형으로 우수 인재를 육성해 이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인재 유출로 직격탄을 맞은 지자체들이 지역 대학 및 지역 기관과 협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2차 선정을 앞둔 교육부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RIS) 사업’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가 향후 5년간 약 3430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손잡고 지역에서 직접 미래 혁신 인재를 키우고 기업을 유치해 지역인재를 채용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끌어내는 게 핵심 내용이다.

RIS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복수형 플랫폼 1곳을 신규 선정하고 기존 3곳은 평가를 거쳐 계속 지원하되 단일형 플랫폼 가운데 1곳은 복수형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지자체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지자체들은 이 사업이 인력 양성과 지역산업 고도화를 위한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일부 기초자치단체도 지역 정주 대학생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인재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차 RIS사업’ 공모에 사활 건 지자체

대구와 경북은 2차 연도 RIS사업 공모 준비에 가장 발빠르게 나섰다. 경북대를 중심으로 14개 대학과 6개 전문대학, 200여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공유대학(USG)인 ‘대구·경북 혁신대학’을 설립해 맞춤형 인재 1000명을 양성하는 사업계획서(복수형)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7월 1차 연도 RIS사업 공모에서는 충북과 경남이 단수형 사업자로, 광주와 전남이 복수형 사업자로 각각 선정됐고 대구·경북은 탈락했다. 1차 연도 사업은 이달까지다.

충남은 대전·세종과 함께 하는 복수형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충남의 제조역량, 대전의 연구역량, 세종의 실증역량 등 지역의 강점을 살려 ‘미래 모빌리티 혁신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혁신사업에는 충남, 대전·세종과 충남대(총괄), 공주대(중심)를 비롯한 24개 대학, 교육청, 테크노파크, 상공회의소, 모빌리티 관련 연구개발기관 및 기업 등이 참여한다.

경남은 애초 부산·울산과 합의 후 기존 단일형에서 복수형으로 전환,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부산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이에 경남은 사업 파트너를 울산으로만 삼고 이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차 연도 공모에 선정된 단일형 3곳 가운데 1곳인 경남은 울산이 기존 사업에 합류하면서 올해 복수형 전환에 사실상 선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경남은 지난해 국비 300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448억원의 사업비(5년간 2240억원)를 들여 ‘경남형 공유대학’ 설립 등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차 연도 RIS사업 공모까지 선정되면 6월부터 울산으로 확대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대학, 기업 등과 협력할 길이 열린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첨단기술기업이나 플랫폼 기업들을 지역으로 유치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사람”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채용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RIS사업 선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와의 학·연·산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역량 결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대학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구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이 지역에 취업 및 정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박이 인재 양성 ‘지자체 역할론’ 부각

지역 대학이 양성한 인재가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면 지자체 차원의 지원정책 마련 등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는 충남대와 카이스트(KAIST),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원의 혁신적 연구 역량을 활용한 창업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이스트와 충남대 사이 부지 18만4000㎡에 짓는 ‘대전 스타트업 파크’가 핵심 시설이다.

대전시는 차별화한 청년창업 특화거리를 조성해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 인재의 다른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도모할 방침이다.

경북은 대학과 기업 등 민간 연구역량을 행정에 융합해 활용하는 공동운영체를 추진하고 있다. 공동운영체 내 기관, 대학, 기업은 앞으로 상호 교환 근무를 하고 공동 연구팀을 운영해 프로젝트 발굴과 수행을 함께 할 예정이다. 주요 협력 사업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 빔라인건설, 양자정보통신 기술밸리 조성(포항공과대) △5G+기반 혁신캠퍼스 구축(금오공과대) △광소재 및 부품기반 라이프시큐리티 산업조성(대구가톨릭대) △빅데이터기반 통합헬스케어 시스템구축(동양대) 등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자체와 대학, 기업, 연구기관이 힘을 모아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충남 공주시는 대학생이 전입하면 1년간 20만원, 졸업 때까지 최대 8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시가 전입 대학생에게 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지역 대학 지원과 함께 공주로의 전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충남도 역시 최근 충청권대학생연합회 충남지부와 ‘지역 대학 위기 극복(지역과 대학생의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학령인구감소와 지역 청년유출 위기가 악순환하는 연결고리를 대학의 자구책만으로는 끊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영석 충남대 기획처장은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속해서 가속하는 가운데 국립대도 큰 차원에서 연구, 대학원 진학 등 수급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최근 거점 국립대 역시 지자체 지역혁신 중심축 역할을 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대학과 지자체 지역혁신기관 모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안동=김덕용·배소영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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