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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초호황기 들어섰는데 웃지 못하는 ‘빅2’

입력 : 2021-05-03 20:22:14 수정 : 2021-05-03 21: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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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격 상승 기대 이하 전망 많아
보수적 투자에 총수 부재도 한 원인

올해 3차 ‘슈퍼사이클’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26.67 급등했다. 이는 2017년 1월 35.8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버용 D램 가격도 같은 기간 15∼18 뛰었다. 이들 D램 가격은 통상 슈퍼사이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D램 가격은 1차 슈퍼사이클에서 연평균 20%, 2차 슈퍼사이클에서 30% 상승했다. 슈퍼사이클은 강력한 수요가 견인하는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1994∼1995년 PC 수요 증가와 2017∼2018년 데이터센터 설립 붐으로 두 차례 발생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전체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18∼23%로 보고 있다. PC 생산량 증가가 상승률 증가의 가장 큰 배경이다. 2분기는 일반적으로 노트북 컴퓨터 생산의 성수기인 데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비대면·원격 교육용 노트북 수요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버용 D램 계약가격 역시 20∼25%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실제 D램 가격 상승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우선 D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 71.6%를 채운 압도적인 공급자다. 또한 D램 가격은 이들 공급업체가 각 제품에 할당한 생산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2019년 D램 수요 급감 이후 현재까지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점유율 42.1%로 사실상의 과점 기업인 삼성이 총수 부재 등으로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꾀할 수 없는 상황도 문제다.

 

2차 슈퍼사이클이 도래했을 때는 클라우드의 초기 성장 단계로, 기업들이 이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대거 늘려 D램값이 폭등했던 호재도 이번엔 기대하기 어렵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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