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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1년 치 넘어선 확진자…당혹·충격 휩싸인 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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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3 14:55:41 수정 : 2021-05-03 14: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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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수 13명서 단번에 15명 증가, 곳곳 전수검사·거리두기 격상
3일 전남 고흥군 도화면사무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일시 폐쇄됐다. 고흥에서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군청 공무원과 그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자 15명이 발생,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했다.

"어제랑 오늘 확진자 수가 지난 1년 치보다 많아요.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어요."

3일 오전 전남 고흥군 한 초등학교 담장 밖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웠다.

해당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4명이 한꺼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임시선별진료소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운동장에 차려졌다.

1∼6학년 학생 약 700명, 교직원 40여 명이 수업을 중단하고 운동장으로 모였다.

방역복을 껴입은 보건 공무원이 교실에서 책상을 챙겨 나와 축구 골대 앞에 검체 채취 공간을 마련했다.

3일 오전 전남 고흥군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재학생이 전수 검사에 참여하고 있다. 고흥에서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군청 공무원과 그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자 15명이 발생,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했다.


검체 채취용 면봉이 여린 콧속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며 통증을 일으키자 '아앙'하는 울음소리가 운동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눈물을 떨구며 엄마 품으로 달려가는 저학년 어린이, 동생을 챙겨 집으로 향하는 학생이 운동장을 떠나자 텅 빈 교정은 적막에 잠겼다.

고흥군에서는 전날부터 군청 공무원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5명 쏟아져 나왔다.

확진자 중에는 사회필수요원인 소방관도 포함됐다.

동료 소방관 27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고흥에서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8개월 만인 지난해 9월에야 감염경로가 해외유입인 지역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환자 수는 이후 7개월 동안 13명에 그쳤다.

고흥군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확진자 15명이 공공기관과 다중시설에서 속출하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다.

확진자가 근무한 도화면사무소와 군청 2개 부서는 폐쇄했다.

숨은 확진자를 찾고 감염 확산세를 진정시키고자 고흥읍민 1만2천489명과 도화면민 3천896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고흥읍 공설운동장 축구장, 도화면 야구경기장도 이날은 임시선별진료소로 변모했다.

1만2천명가량이 몰린 고흥읍 공설운동장에서는 코로나19 검사 대기 줄이 축구장 안팎에 생겨났다.

경기장 둘레를 따라 선 주민들은 밀집도를 낮추고자 입장 인원을 분산시킬 때 일행과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가족, 친지와 모둠을 이뤄 검사를 받고 싶다는 목소리에서 불안함과 조바심이 묻어났다.

코로나19 충격파는 고흥읍 시가지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흥읍 공용버스터미널 앞 식당 여러 곳이 이날은 점심 장사를 포기하고 급하게 가게 문을 닫아걸었다.

택시 기사들이 주로 찾는 백반집은 사장과 종업원 모두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계획에 없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인근의 생선구이 집도 사정을 모르는 손님이 들어서자 손사래를 치며 양해를 구했다.

고흥군은 이날 긴급브리핑을 열어 "군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며 "군수와 모든 공직자는 위기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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