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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다 공 가로챘다는 이유로 병사 폭행한 육군 간부…피해자는 골절로 전치 6주 진단

입력 : 2021-05-03 07:00:00 수정 : 2021-05-03 10: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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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단장, 부대 측 잘못 인정 /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의 뜻 밝혀

한 육군 부대에서 군 간부가 운동 경기 중 병사를 폭행해 6주 진단의 골절상을 입히고도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신고조차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육군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올해 1월 5일 육군 22사단 소속 A 병사가 전투 체육 시간을 이용한 풋살 경기 중 군 간부에게 오른쪽 무릎을 가격당했다.

 

A 병사는 해당 글에서 "타 중대 간부 B 부사관이 공을 뺏길 때마다 다가와 멱살을 잡고 위협 및 폭언을 하다가 결국 공도 없이 서 있는 나에게 달려와 무릎을 가격해 슬개골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 간부는 '누가 후회하나 보자'라면서 계속 폭언을 했고, 주변의 간부들이 다수 있었지만,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휘체계에 맞춰 사건을 보고한 뒤 의무대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데 이 간부가 찾아와 신고를 막으려 했다"며 "사건 진상을 파악하겠다던 또 다른 간부는 더는 신고 하지 말고 부모에게도 알리지도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 병사는 부대 내에서 아무런 조치도 없자 무릎 통증으로 후송을 요청했고, 사단 의무대 군의관 등의 도움으로 군사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부대 측이 가해자인 B 부사관에게 자신의 부모님 전화번호를 유출했고, B 부사관이 부모에게 전화해 '때린 사실이 없지만 합의하겠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 병사는 "저를 때린 간부, 신고를 막은 간부, 군사경찰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현장 간부들은 아직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 일로 트라우마와 관련한 상담 치료를 받고 있고, 최근에는 정신과 약물도 복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쯤 되자 해당 부대 A 사단장은 부대 측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다.

 

A 사단장은 "사단장으로서 이번 일로 상처받은 용사와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와 함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한 용사가 운동 중 간부에 의해 슬개골 골절이라는 큰 상처를 입었고, 처리 과정에서 간부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진상 조사와 함께 해당 간부들에 대한 징계 등의 조처도 약속했다.

 

그는 "군 수사기관에서 해당 간부에 대해 엄중히 조사한 뒤 사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지휘 조치를 소홀히 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관계자는 감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규정에 따라 적절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A 사단장은 "피해 병사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그의 의사를 존중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다 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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