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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상 100만명 돌파 관측… 당정, 부동산 정책 ‘진퇴양난’

입력 : 2021-05-03 06:00:00 수정 : 2021-05-03 09: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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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상위 1% ‘부유세’ 성격 설계
납부대상자 증가 땐 정권에 부담
자칫 완화땐 지지층 이탈 우려도
노형욱 후보자 1주택자 완화 관련
“최근 재산세율 인하로 부담 감소”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단지 모습. 금융당국은 이날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대책을 이달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재문 기자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납부자가 매년 급증하면서 이르면 내년에 100만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집값 급등과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으로 세금 부담이 커졌다며 종부세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기존 부동산정책의 후퇴라는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반발도 거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다.

2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는 2019년 52만명에서 2020년 66만7000명으로 15만명 가까이 늘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9.05%로 지난해(5.98%)의 3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과세 대상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내년에는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의 아파트 가운데 약 3.8%가 올해 종부세 부과 기준선인 공시가 9억원 이상이다. 서울 아파트는 여섯 채 중 한 채꼴이다.

애초 종부세가 ‘상위 1%’를 대상으로 하는 ‘부유세’ 성격으로 설계된 점을 고려하면 납부 대상자가 급증하는 것은 현 정권에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치러진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반대여론이 형성된 것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가격이 상승했어도 당장 현실화한 소득은 없는데 보유세가 급격하게 늘어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이런 반발 계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당 내에서 종부세 완화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대체로 종부세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으로 정리된 분위기다. 하지만 종부세 부과 기준을 기존 공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자는 제안이 완전히 묵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택가격 급등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는 상황을 해소하는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 답변에서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부세 부과 기준 완화 여부와 관련해 “열고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준을 마련한 지) 12년이 흘렀는데 주택가가 최저 20% 상승했음에도 유지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는 받아들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종부세 완화에 나설 경우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 온 부동산정책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종부세를 완화하면 최근 재보선에서 실망감을 드러낸 일부 유권자를 달랠 수는 있지만 그러다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는 ‘소탐대실’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떠나간 지지층을 붙잡기 위해 종부세를 완화해야 할지, 기존 지지층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 상황을 유지해야 할지를 놓고 정부와 여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첫 회의 때 “부동산정책이 국민 눈높이와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에 많은 질책이 있었고, 겸허히 고개를 숙인다”며 부동산정책 실패를 거듭 사과하면서도 “부동산특위는 정책 원칙을 지키되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부동산정책을 꼼꼼히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여당의 새 지도부가 출범하더라도 일단은 신중론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나 재산세 부담 완화와 같은 이슈와 달리 종부세는 야당이나 여론에 떠밀리지 않는 한 여당이 주도적으로 완화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방안에 대해 “최근에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재산세율을 인하하는 특례를 도입해 대부분의 1가구 1주택자는 세 부담이 감소하고 있다”며 “시장 영향, 과세형평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공시가격 9억원→12억원)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서도 “1가구 1주택자는 고령자 공제, 장기보유공제 등을 통해 최대 80%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추가 가액기준 상향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박세준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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