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게시글과 관련해 내사에 들어갔다. 익명으로 문제의 글을 작성한 이는 20대 초반의 여자 친구에게 강제로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고 밝혔는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복수의 성폭행을 암시한 글인 만큼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사진)이 올라왔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문제의 게시글 작성자와 사실관계를 특정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이 같은 글은 댓글 등의 형태로 몇차례 올라왔는데, 지난 2∼3월 처음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이들 글을 보면 “처음에는 많이 울었다”며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으며, 나중에는 출혈까지 했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구들을 데리고 와 함께 성관계를 맺었다” 등 변태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더불어 ‘여자 친구도 좋아서 하는 거냐’는 질문에 “나에게 맞추려고 시작했고, 지금은 자포자기”라고 답했으며, 아울러 ”그게 잘못된 건지 모른다”, “내가 어쩌다 하루 잘해주는 기억으로 버티는 듯” 등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도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들 글과 관련해 집단 성착취에 해당된다며 즉각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 청원자는 “에펨코리아 회원인 작성자는 가스라이팅과 협박을 이용한 가학적인 강간 및 집단 성폭행을 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이는 명백한 성범죄이고 죄질과 방법이 계획적이고 극악무도한 만큼 즉각적인 수사와 응당한 처벌을 바란다”고 지적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하면서 가해자에게 점차 의존적이 되도록 길들이는 행위를 이른다.
이 청원에는 삭제된 게시글들을 캡처해 보관 중인 아카이브 주소가 첨부됐다.
이 청원은 오후 6시30분 현재 8만7000명이 넘는 사전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인 청원 글을 대상으로 검토를 거쳐 게시판에 ‘진행 중 청원’으로 등록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익명 게시글들의 작성자가 동일 인물인지, 사건에 실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 마포경찰서 등 일선서에 배당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