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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쏟아지는 장관 후보자 의혹, 청문회서 엄중히 검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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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2 23:51:24 수정 : 2021-05-02 23: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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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번 주에 인사청문회 정국이 시작된다. 내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이어 6∼7일 김부겸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청문회를 앞두고 자고 나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진다.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부터 밀수, 농지 편법 증여, 탈세까지 온갖 의혹이 망라됐다. 그동안 국정 난맥상의 원인으로 꼽히던 인사 실패가 재연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농지 편법 증여와 논문표절, 위장전입, 자녀의 이중국적에 이어 이번에는 외유성 출장 논란까지 빚어졌다. 임 후보자가 최근 5년간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나랏돈으로 해외에서 열린 세미나에 6차례 참석했는데, 여러 차례 두 딸과 동행했고 행선지도 미국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등 유명 관광지였다. 이도 모자라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하고 투기성 짙은 아파트 매매로 6억원의 시세 차익까지 챙겼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니 말문이 막힌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2015∼2018년 주영 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부인이 현지에서 찻잔, 접시세트 등 수천만원어치의 도자기를 사들인 뒤 외교관 이삿짐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관세를 물지 않은 데다 국내에서 불법판매까지 했다니 공직자의 도 넘은 도덕 불감증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박 후보자 측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했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취득세·지방세를 면제받고 ‘갭투자’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투기 의혹에 연루돼서야 영이 제대로 설 리 없다. 나머지 후보자들도 증여세 회피, 재산 축소 신고 등 논란이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들어 청문회가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다.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30명에 육박한다. 현 정부는 장관 인선 기준으로 병역기피, 불법 재산증식,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음주운전, 성범죄 등 7대 배제 원칙을 제시했지만 말뿐이었다. 임기 말 개각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청문회에서 이들의 적격 여부를 엄중히 검증하고 문 대통령이 그 결과를 존중해 부적격 후보의 경우 지명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후보자도 스스로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보고 진퇴를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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