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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모든 성인으로 확대
공급가 상승… ‘백신 빈부격차’ 심화될 듯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의 노천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화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유해를 거두고 있다. 뉴델리=AFP연합뉴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세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다급해진 정부는 백신 접종 대상을 모든 연령대로 확대했지만, 백신 공급 가격도 훨씬 올라갈 전망이어서 ‘백신 빈부격차’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199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2일 30만명을 넘긴 지 9일 만이다. 전 세계에서 일일 확진자 40만명을 기록한 나라는 인도가 유일하다. 사망자도 나흘 연속 3000명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인도는 이날부터 백신 접종 대상을 기존 45세 이상에서 성인 모든 연령으로 확대하고, 주정부와 민간 병원도 직접 제약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인도 중앙정부가 백신 계약과 공급을 주도했는데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체 백신의 50%는 주정부나 민간 병원이 직접 계약을 맺도록 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세금으로 백신을 사서 배포했기 때문에 민간 병원이 접종하더라도 도스당 250루피(약 3770원) 넘게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주정부와 민간 병원이 직접 백신을 구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 구매분에 대해서는 접종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인도 백신 제조사 세룸인스티튜트(SII)와 바라트 바이오테크는 주정부로부터 도스당 각각 300루피와 400루피를, 민간 병원으로부터는 각 600루피, 1200루피를 받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의 백신 구매단가(2.15달러·약 2400원)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다. 결국 인도 국민 일부는 훨씬 비싼 돈을 내고 백신을 맞게 되는 것이다.

AP통신은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빈부격차가 심각한 인도에서 접종비를 감당할 수 없는 대다수는 여전히 무료 접종소에 장시간 대기하며 감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의 한 병원 밖에서 주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델리=AFP연합뉴스

산소 부족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날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는 80분간 산소 공급이 끊겨 12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

국가적 재앙이 계속되자 강력한 지지 기반을 자랑하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위상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좌파 성향 작가 아룬다티 로이는 가디언에 쓴 긴 기고문에서 “인도의 지금 상황은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라며 모디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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