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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사굴기에 美 ‘전략적 모호성’ 약화… 대만 위험도 커졌다

입력 : 2021-05-03 06:00:00 수정 : 2021-05-02 22: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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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분석
美, 대만해협서 中 억지력 상실 우려
군사력 전개로 긴장 수위 높여나가

中, 대만 독립 주장에 무력침공 발언
양안 간 갈등 수위도 갈수록 높아져
“대만, 세계서 가장 위태로운 곳 부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PA연합뉴스

중국의 군사력이 강해짐에 따라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사라지면서 대만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지역’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대만은 지속적으로 독립을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반박하며 무력 침공 의사를 밝히는 등 양안 간 갈등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상충하는 대만에서 그간 미·중 갈등을 통제해 온 ‘전략적 모호성’이 무너지면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수십년간 대만과 중국이 충돌할 때 군사 지원 여부를 두고 뚜렷한 입장을 거부하는 모호성을 유지해 중국과 대만을 함께 안정시켜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의 태도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대만에 독립을 선언할 계기를 주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해왔다.

 

그런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대만해협에 군사력을 전개해 중국과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등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변화는 중국의 군사력이 커지면서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상실하는 것을 우려하는 데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군사력이 월등히 앞설 때는 중국이 미국 눈치를 보며 수위를 조절했지만, 지금은 중국의 군사력이 강해졌다. 미국이 과거처럼 가만히 있을 경우 대만해협에서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미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 해군 7함대 홈페이지

중국은 지난 5년간 대만해협에 군함과 잠수함 90척을 띄웠다. 이는 미국이 태평양 서부에 배치한 군사력의 4∼5배다. 최근 진행한 워게임(모의전쟁)에선 미군이 대만을 침공한 중국군에 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실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따른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의 발생은 미지수로 전망됐다. 양국의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안보 위기로 피해를 보면 글로벌 전자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 ‘인류 운명공동체’를 주장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확대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도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만이 처한 불안한 상황을 증명하듯 중국은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대만 외교수장이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을 ‘민주국가’로 호칭하자 타격 의지를 거론하며 강력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지난달 28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에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계속 거짓말하지만, 하루도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며 “대만은 선진 민주국가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권위적 질서 확장을 막는 최전선에 있다. 국제사회가 자유민주 대만을 계속 지지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당하자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은 나뉜 적이 없고, 분할을 용납할 수 없다”며 “대만 독립 분열세력을 타격하려는 중국의 결심·의지는 확고부동하며 일체 필요한 조처를 해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군 젠-16 전투기. 대만 국방부 캡처

중국은 공군력을 이용한 무력시위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젠(J)-16 전투기 2대 등 중국 군용기 5대가 나흘 만에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또 진입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외교청서에서 대만을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일본에 대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갖지 말라.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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