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랏돈으로 두 딸과 함께 하와이·스페인서 세미나”…임혜숙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 불거져

입력 : 2021-05-02 14:24:25 수정 : 2021-05-02 14:34: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임 후보자가 지원 받은 국비는 약 3600만원 달해 / “학회에 참석한 후 제출한 결과 보고서도 부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9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광화문우체국 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수천만 원의 국비를 지원 받아 참석한 해외 세미나에 두 딸을 데리고 간 정황이 드러났다. 학회 참석 후 제출한 결과 보고서도 부실해 사실상 가족과 함께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나온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임 후보자는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던 2016∼2020년 사이 해외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학회 세미나에 총 6차례 참석했다.

 

이 중 네 개의 세미나에 장녀(28), 차녀(23)와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두 딸과 함께 참석한 정황이 파악된 학회에서 임 후보자가 지원 받은 국비는 약 3600만원에 달한다. 임 후보자가 참석한 학회 장소와 출장 기간은 두 딸의 출입국 국가 및 날짜와 여러 차례 겹친다.

 

이화여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임 후보자는 2016년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며 115만원의 경비를 지원 받았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임 후보자의 장녀 역시 같은 기간 일본으로 출국한 뒤 돌아왔다.

 

2018년 1월 23일부터 29일까지 미국 하와이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는 두 딸 모두와 함께 한 것으로 보인다. 장녀와 차녀의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임 후보자보다 하루 먼저 미국으로 간 뒤 같은 날 귀국했다. 임 후보자가 하와이 학회를 가며 지원 받은 금액은 1639만원에 달한다.

 

2019년 1월 997만원을 지원 받아 참석한 뉴질랜드 오클랜드 학회, 2020년 1월 900만원을 받아 참석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학회 역시 임 후보자와 두 딸의 출입국 날짜가 일치한다.

 

세 번은 두 딸, 한 번은 장녀와 동행해 해외 세미나를 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해당 학회는 미국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휴양·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이라며 “학회를 빙자한 외유성 해외 학회출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에 참석한 후 제출한 결과 보고서도 부실하다. 임 후보자가 미국 하와이 학회에 다녀온 후 제출한 보고서는 날짜 별로 ‘학회참석’이라고 쓰인 게 전부다. 면담자, 수집 자료, 획득 정보 등은 모두 공란이다.

 

박 의원은 “국가예산으로 가족과 함께 해외 학회에 참석하는 등 도덕성이 의심스럽다”며 “연구논문 쪼개기 등 연구 윤리 의혹, 민주당 당적 보유 등 각종 자격논란이 불거진 임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임 후보자 일가가 위장 전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민등록법 상 위장전입은 거주지를 실제로 옮기지 않고 주민등록법 상 주소만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임 후보자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 후보자는 해외 연구 기간 중인 지난 1991년 8월부터 2002년 2월까지 본인(2차례)을 비롯해 배우자(2차례)와 장녀(5차례), 차녀(3차례)가 총 12차례에 걸쳐 주소를 이전했다.

 

이어 미국에 머물던 연구년 기간(2008년 3월 ~ 2009년 1월)에는 일가족 주소가 강남구 서초동에서 도곡동으로 한차례 추가로 변경됐다. 박 의원은 해외에 살면서 국내 주소를 13번이나 옮긴 점, 후보자와 가족이 각각 주소를 달리한 것 등은 부동산 투기, 자녀 진학 등을 위한 다목적 위장전입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임 후보자 측은 “저와 제 가족이 부동산 투기, 자녀 진학 등을 목적으로 총 13회에 걸쳐 위장전입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임 후보자는 “결혼 후 제 명의의 주택 청약 자격 취득 및 유지를 위해 신혼 초 약 9개월(1990년 11월~1991년 8월) 및 귀국 후 약 10개월(2002년 2월~2002년 12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실거주지가 아닌 시댁에 주소를 등록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