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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기 조작”… 美 대선 ‘음모론 제기’ 뉴스맥스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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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2 12:30:00 수정 : 2021-05-02 13: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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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자들 음모론, ‘증거 없다’는 사실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좌절시키기 위해 투표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펼쳐온 보수 성향 미국 매체 뉴스맥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근거 없는 보도였다’며 사과했다.

 

뉴스맥스는 지난 대선에서 일부 주가 사용한 투표기를 만든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의 선거시스템 보안 책임자 에릭 쿠머에 관해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쿠머가 도미니언 투표기, 투표 소프트웨어, 최종 개표결과를 조작했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측 변호사들과 지지자들이 제기한 음모론은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맥스를 대표해, 우리는 쿠머 박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우리의 보도로 쿠머 박사와 가족들이 받았을 손해에 사과드리고 싶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에릭은 “쿠머가 ‘반드시 바이든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는 거짓 주장과 함께 쿠머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고,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쿠머가 “안티파(극좌 성향 반파시즘 운동 단체)와 가까운 악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었다. 뉴스맥스 등 일부 매체는 이들 주장을 보도하며 ‘대선 불복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쿠머는 지난해 말 트럼프 캠프와 줄리아니, 시드니 파월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뉴스맥스와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 보수 칼럼니스트 미셸 멀킨, 콜로라도 보수 활동가 조셉 올트먼 등도 함께 고소했다. 쿠머는 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트럼프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로부터 협박성·모욕성 메시지를 끊임없이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뉴스맥스의 이번 성명에 소송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뉴스맥스는 “쿠머 박사가 도미니언 투표기나 투표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거나, 안티파 회원들과 소통했다거나, 당파적 정치조직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증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뉴스맥스 측 대변인은 “이번에 웹사이트에서 밝힌 내용은 2020년 대선에서 소프트웨어 조작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기존 성명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뉴스맥스는 지난해 12월20일 “선거 이후 여러 변호사와 공무원들이 뉴스맥스TV에 나와 도미니언에 대해 주장을 했는데, 이 주장을 진실이라고 보도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대선 사기 음모론에서 발을 뺀 적이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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