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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황제조사' · '허위공문서 작성 의혹'… 공수처 출범 100일 만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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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2 10:25:24 수정 : 2021-05-02 14: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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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9일 오전 경기돠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건에 욕심부리지 않고 인력 선발과 내실 다지기에 먼저 집중했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출범 100일을 맞은 공수처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배경에 무리한 수사 욕심이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출범 10일을 맞았다. 공수처는 출범 후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몰래 ‘황제 조사’한데 이어 사건 이첩을 두고 검경과 파열음을 연일 빚고 있다. 특히 공수처의 이 지검장 조사 과정에서 이 지검장의 출입기록, 조서 작성과 공개 여부, 호송차 관련 해명 등을 두고 공수처가 말을 바꾸면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검찰의 수사마저 받고 있다. 

 

◆‘조서 보냈다’던 공수처장, 공수처, “면담 성격이라 조서 작성하지 않아”

 

공수처의 위기는 지난 3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만난 사실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처장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의 중 이 지검장을 3월 7일 공수처 청사에서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면담 신청이 왔다. 변호인과 당사자(이 지검장)를 만났다”고 답했다. 이어 “면담 겸 기초조사를 했다. 진술 거부권을 고지하고 작성시간 종료시각 해서 본인 서명도 받고 수사보고도 남겼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이 “조서를 검찰에 보낼 때 같이 보냈냐”고 재차 질의하자 김 처장은 “일체를 보냈다”고 답했다. 이어 “조서를 공개할 수 있냐”는 김 의원 질의에 대해 김 처장은 “공개할 수 있다” 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수원지검 수사팀에 보낸 수사기록에는 면담 내용은 빠져있었다. 만남 일시와 면담 시작과 종료 시각만 적혀있을 뿐 대화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김 처장은 이 지검장을 영상녹화실이 아닌 일반 회의실에서 만나 영상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공수처는 김 의원실에 김 처장과 이 지검장의 만남을 “검찰 소환에 불응했던 피의자의 주장을 듣기 위한 면담”이라고 설명했다.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면담 성격이었기 때문에 조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검찰에서도 면담의 경우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수처 해명에 대해 검찰 출신 변호사는 “중요 피의자를 만난 후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수사준칙 규정에 따르면 조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작성하지 않은 이유를 기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검사는 형사소송법 244조 4에 따라 조사장소에 도착한 시각, 조사 마친 시각, 조사 진행 경과에 관련된 내용 등을 서면으로 기록해야 한다. 만약 조서를 남기지 않는다면 조서를 남기지 않는 이유를 작성해야 한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정식 증거로는 활용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면담 취지, 나눴던 내용의 요지 정도는 간략하게 작성해서 남기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이성윤 에스코트한 공수처, “2호차는 호송용” 해명했다가 허위공문서 작성 의혹받아

 

이 지검장이 공수처를 찾았던 날, 김 처장이 공수처 정부과천청사 밖에서 이 지검장을 자신의 관용차에 태워온 사실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황제 조사’ 논란이 일었다. 공수처는 이에 “면담조사 당시 공수처에는 청사출입이 가능한 관용차가 2대 있었다”며 “2호차는 체포피의자 호송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었으므로 이용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쏘나타 하이브리드차는 호송을 위해 차문 개조를 한 사실이 없었으며 ‘공수처 공용차량 운영규정’에서도 압수·수색·체포·구속 등 범죄수사 활동을 위한 차량은 승합차로 구체적으로 명시돼있다. 2호차 목적은 업무용으로 구분됐다. 

 

검찰은 시민단체와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공익신고인 등이 김 처장과 공수처 관계자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안을 조사 중이다. 실무자 소환 조사가 이뤄졌으며 김 처장 소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국정원의 댓글 활동은 정상적인 사이버심리전”이라는 허위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국정원 관계자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선례가 있는 만큼 허위 사실 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 중이다. 

 

◆출입기록 관리 해명 주체, 과천청사관리본부→공수처로 말 바꿔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에스코트한 덕분에 이 지검장은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출입기록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 이례적인 특혜로 청사출입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수처는 이 지검장 출입기록을 요구하는 김 의원실의 서면 질의에 대해 지난 3월 19일 “과천청사 5동(공수처) 출입기록은 공수처가 아닌 정부청사관리본부(과천청사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고, 요청한 출입기록은 청사의 방호 및 보안 관리를 위해 수집한 개인 정보로 수집 목적 외 이용 제공 제한에 따라 제공이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지난달 2일 설명자료에서 “청사출입보안지침과 관련하여 공수처설립준비단 단계부터 수사정보 유출 및 수사대상자 신분 노출 등 방지를 위해 공수처는 별도 청사출입절차를 운영하기로 청사관리소와 협의했다”며 “지난해 7월 13일 청사출입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하여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양지하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과천청사관리사무소도 지난달 2일 김 의원실에 ”공수처에 출입하는 일반 민원인의 경우는 과천청사관리소에서 기록을 관리하고 있으며, 공수처 수사 중인 사건 관계자의 출입기록은 공수처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공수처설립추진단과 이미 협의하여 그 절차를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출입기록을 과천청사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한다는 공수처의 첫 설명과 추후 답변이 충돌하는 것에 대해 “처음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 혼선이 있었다”며 “사건 관계자 관련 출입기록은 공수처가, 일반 민원인은 청사관리소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과천청사관리사무소에서 출입기록을 관리한다’는 공수처의 첫 해명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천청사관리사무소는 이미 공수처 출범 전인 공수처설립추진단 시절부터 협의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만큼 사건 관계자의 출입기록은 처음부터 공수처의 소관인 것이다. 공수처가 해당 내용을 알고도 국회에 과천청사관리사무소에서 출입기록을 관리 한다고 답한 것은 허위공문서 작성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과천청사관리사무소가 별도 출입절차를 “마련 중”이라고 답한 것을 미뤄볼 때 이 지검장은 애당초 청사출입보안지침에 따른 별도의 출입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수처에 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호 수사’ 의욕 내지만 검사 25명 중 13명만 충원…“인력 보강 우선돼야”

 

공수처 출범 후 1000건 가까운 사건이 접수되면서 공수처는 ‘1호 수사’ 착수를 놓고 고심 중이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접수된 사건은 966건으로 고소·고발 및 진정이 817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인지 통보 124건, 이첩 25건이었다. 사건 관계인별로 보면 검사 관련 사건 408건, 판사 관련 사건 207건으로 집계됐다. 판·검사 관련 사건이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사건이 집중되고 있지만 공수처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검사·수사관 정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충원도 100%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대 1의 경쟁률에 비해 함량이 부족한 지원자가 많아 공수처는 1차로 13명의 검사만 선발했다. 수사관도 당초 30명 정원에 맞춰 선발하려고 했지만 20명만 밖에 뽑지 못했다. 검찰 출신 수사관을 다수 뽑으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검찰 출신 지원자가 적었다는 후문이다. 

 

차장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은 빨리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 공수처의 과제가 아니다”며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을 최대한 선발해 수사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1호 수사는 인력 충원과 제도 정비를 마친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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