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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매립장 입지 타당성 낮아" vs. 쌍용C&E "4중 차수시설 구축할 것"

입력 : 2021-05-01 10:36:58 수정 : 2021-05-01 10: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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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 최근 회사 이름을 쌍용C&E로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혀 / 사측 "올해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준법·윤리경영 등 ESG 경영 본격화하겠다" / 이를 보는 각계의 시선 그리 곱지만은 않아 / "1조원 넘는 수익 가져다줄 것"이라는 쌍용 C&E 친환경 매립장 사업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어
쌍용 C&E 보유 전국 광산. 산업통상자원부

산허리가 잘려나갔고, 여기저기 파헤쳐 성한 곳이 없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라는 쌍용 C&E가 강원도 영월에서 운영 중인 석회암 광산이다. 60년 넘게 시멘트용 석회석을 채굴했던 곳이다.

 

KBS 보도에 따르면 10여 년 전 폐광이 된 것으로 알았던 쌍용 C&E의 석회암 광산에 대규모 매립장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매립장 예정지는 21만여 ㎡로, 16년 동안 폐기물 560만 톤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국제 규격 축구장 25배 크기이다.

 

마을은 발칵 뒤집혔고, 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매립장 예정지가 석회암 지대라서 침출수 누출 등으로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쌍용C&E "전국 4곳에 이미 다른 석회암 매립장 있다"

 

당초 석회암 지대에 매립장 조성이 추진되는 게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지만, 쌍용C&E는 전국 4곳에 이미 다른 석회암 매립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 해당 매립장을 찾아가 현장 실태를 조사했고, KBS 취재진도 동행 취재했다. 실험 결과물에 잘 녹아 생기는 동공, 즉 빈 굴이 많고 침출수 유출로 지하수 오염에 취약한 석회암 지형과는 주요 암질이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대 지하수토양환경연구소는 "묽은 염산을 뿌렸을 때 쉽게 반응할 경우 석회암이고 잘 반응하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리면 '백운암'인데, 쌍용이 주장하는 석회암 매립장들은 주요 암질 비율이 '석회암'보다 '돌로마이트(백운암)'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쌍용 매립장과 달리 매립 용량이나 면적이 최대 1/20 크기에 불과했다. 쌍용 매립장 예정지는 근처 하천과 불과 200m 거리였지만, 이곳은 하천이 1.2km 떨어져 있었다.

 

전문가들은 매립장 규모가 클수록 오염 부하량이 많고 침출수 누출을 막기 힘들어 비교 대상으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쌍용C&E가 석회암 매립장이라고 주장하는 곳들은 '자치단체 직영'이어서 침출수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 책임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잦은 발파로 지반 균열 등 우려가 있는 쌍용 매립장과는 여건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근처에 채굴이 진행되고 있는 광산 지역도 아니었다. 환경부도 이미 쌍용C&E가 추진하는 석회암 매립장이 대기 질과 수질, 지질 등에 악영향을 주고 침출수 유출과 수질 오염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쌍용C&E 측은 "법적 기준보다 강화한 4단계의 차수 시설 등을 적용해 오염 우려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영월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해 수익의 40%를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세진 주민 반발…"영월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수익의 40% 지역에 환원하겠다"

 

하지만 제2의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근처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KBS의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목적 사업을 변경해 폐광해 복구하는 대신 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도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법 상 폐광하면 광업권자는 즉시 채굴로 훼손된 산지를 복구하고, 피해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실제로 KBS가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자료에는 이 매립장 예정지 복구비로 최소 150억원, 산지 복구와 광해 방지를 포함한 전체 광산 복구비로는 천억 원 이상 들 것으로 나와 있다.

 

최근 2년간 해당 업체는 환경 오염 등으로 사용 중지 등의 처분을 10차례나 받아 현장 복구가 시급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굴뚝 자동 측정기기 먼지 초과나 채광·채취 야적 공정 위반 개선 명령, 비산먼지 발생 억제조치 미실시와 미흡, 대기배출시설 미신고 등이었다.

 

쌍용C&E 측은 "폐광할 예정이었다"며 "현재도 석회석을 채굴할 수 있지만, 매립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게 되면서 채굴을 잠정 중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원도 영월군은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환경청으로 접수되면 결과를 보고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영월군 "환경영향평가 결과 보고 사업승인 여부 결정할 것"

 

KBS의 취재 결과 쌍용 C&E가 보유한 강원도 영월 지역 광업권은 1962년, 시작 당시 1개에서 43개로 늘었습니다. 영월지역 광업권은 2023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

 

쌍용 C&E가 전국 각지에서 확보한 광업권은 150개가 넘는다.

 

현행법상 광물을 캘 수 있는 광구 간 거리가 4km 이내면 광구를 합칠 수 있지만, 이 업체의 생산 실적 등은 개별 광구가 아니라 '광산 단위별'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광하면 광업권이 사라지지만, 광구를 1곳만 유지해도 전체 광구 채굴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광물 정보를 독점하고, 사실상 폐광을 해도 '반영구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광업권을 늘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산 단위로 광구가 통합해서 계속 운영되는 문제 제기가 있어 광업법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국회의원 역시 광업법 개정 등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공청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광업권을 다수 확보한 것"이라며 "매립장 계획을 추진하면서 채굴을 잠정 중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측 "매립장 조성 계획 추진하게 되면서 채굴 잠정 중단한 것"

 

2018년 12월 법무법인 리인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광업권자 및 조광권자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제도개선방안 연구 과제'의 최종 보고서를 보면 "통합된 광업권 수와 광물 생산량은 비례 관계가 없고, 상당수 광산은 광물 생산 실적이 적거나 없는 광구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나와 있다.

 

특히 광산의 광구 통합은 주로 석회석 광산에 시멘트 회사가 주축이 되어 이뤄지고 있고, 실제 자원 개발에 대한 기여없이 보유하고 있는 광구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민변 환경보건위원장인 최재홍 변호사는 "이는 광업으로 인한 이익을 광업권자에게 독점시키는 것"이라면서 "광산 단위별 광구 채굴 실적을 인정하는 제도는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 복구 의무 대신 막대한 수익을 위해, 거센 반발에도 매립장 조성을 강행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멘트지역자원시설세 입법 공동추진위원회는 "쌍용은 한강수계를 오염시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밝혔다.

 

◆공동추진위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 계획 즉각 취소하라"

 

충청북도의회와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도 쌍용C&E 매립장 조성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는 최근, 회사 이름을 쌍용C&E로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준법·윤리경영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각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조 원이 넘는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쌍용 C&E의 친환경 매립장 사업(L-Project 조성사업)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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