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희생… 부상자 150여명
네타냐후 “건국 이래 최악 참사”

이스라엘의 유대교 전통 축제에서 4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집단면역에 근접해 봉쇄 조치가 해제된 뒤 수많은 인파가 몰려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북부 메론에서 열린 ‘라그 바오메르’ 행사에서 최소 45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엔 어린이도 포함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행사장에서 스탠드 하나가 무너졌으나 현지 구조대는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 사고 원인이라고 전했다. 목격자들도 사람들이 행사장 통로에서 질식하거나 짓밟혔다고 입을 모았다.
라그 바오메르는 2세기에 숨진 유대인 랍비 시몬 바 요차이를 기리는 축제다. 유대인들은 그의 무덤이 있는 메론에 모여 밤새 기도하며 노래하고 춤춘다.
이번 행사는 1만명이 모이는 조건으로 허가됐지만 실제로는 약 1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축제에 참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예루살렘 포스트는 “열광적인 군중들은 보건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메론 산비탈을 가득 메웠다”며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래 최대 규모의 공개 집회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해 축제를 취소해 올해는 허가해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튿날 현장을 찾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며 “5월 2일은 국가적 애도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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