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저스틴 비버'로 돌아본 국내외 스타와 패션 브랜드의 욱일기 논란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1-04-30 16:26:37 수정 : 2021-05-01 02:16: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사히TV '뮤직 스테이션' 캡처, 아래는 저스틴 비버가 입고 나온 의상

 

최근 연달아 터지는 동북공정 논란으로 누리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가운데 이번에는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를 사용해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 9일 일본 아사히 TV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 스테이션’에서 신곡 ‘애니원(Anyone)’을 부를 당시 욱일기 문양이 후면을 장식한 점퍼를 입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저스틴 비버의 SNS 계정과 소속사에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고 알리며 “욱일기의 정확한 역사적 의미를 알고 다시는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아시아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충고도 덧붙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욱일기 논란은 국내외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사 의식 문제 중 하나였다. 이에 최근 저스틴 비버의 욱일기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며 이전 스타들의 욱일기 논란을 되돌아봤다.

 

왼쪽부터 가수 장현승과 현아

 

먼저 국내에서는 하이라이트 출신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장현승과 원더걸스 출신 가수 현아(본명 김현아)가 ‘트러블 메이커’ 활동 당시 욱일기가 사용된 커플 후드 티셔츠를 착용하고 찍은 사진을 공개해 뭇매를 맞은 전적이 있다.

 

지드래곤 인스타그램 캡처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MBC 방송 캡처

 

또한 최근 여러 이슈들로 그룹에서 탈퇴해 연예게 은퇴 선언까지 했던 멤버 승리가 빅뱅 공식 SNS에 재등장해 새로운 논란을 만든 빅뱅은 리더이자 주축 멤버인 지드래곤(본명 권지용)과 탑(본명 최승현), 승리(본명 이승현)까지 연이은 욱일기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 2017년 8월 8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진행한 공연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 지드래곤은 사진 속 의상이 욱일기를 연상케해 지적을 받았으며 2017년 8월 15일 승리 또한 사진의 배경에 ‘욱일기’를 상징하는 물건이 등장해 논란을 야기시켰다. 더불어 탑은 지난 2007년 욱일기가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해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소속사 대표인 양현석이 욱일기 사태에 직접 사과하며 논란을 잠재웠으나 한 번이 아닌 연이은 논란에 멤버들의 역사 의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빅톤 멤버 도한세, ‘귀멸의 칼날’ 주인공 사진

 

또 가장 최근인 지난 25일에는 빅톤의 멤버 도한세가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주인공 그림이 담겨 있는 사진을 SNS에 게시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는 그가 올린 해당 그림 일부의 욱일기가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현재 도한세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나 이밖에 다른 해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샬롯 캠프 뮬(Charlotte Kemp Muhl) 인스타그램 캡처

 

국외에서는 저스틴 비버를 제외하고도 많은 스타들이 역사적 배경의 무지로 욱일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출신 모델 샬롯 캠프 뮬(Charlotte Kemp Muhl)은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해 한국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한심한 논쟁”이라며 자신의 티셔츠 속 욱일기를 지적하는 국내 누리꾼에게 “욱일기는 메이지 시대에 일본군이 처음 사용했고 해군의 군함기로도 채택됐다”며 “한국 식민 지배 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나치의 정치적 이념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범기 티셔츠와 관련한 논쟁이 거세지자 한국인을 포함한 각국의 누리꾼들은 “욱일기의 진짜 의미를 알기는 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는 “말도 안 되는 비난”이라며 “그저 멋진 디자인일 뿐 증오를 나타내는 데 사용될 리 없다”며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그의 남자친구인 션 레논(Sean Lennon)은 그룹 ‘비틀스’ 멤버 존 레논과 일본 가수 오노 요코(Ono Yoko)의 아들로 “모든 사람은 각자 상징적인 것을 사용하는 데 자유로워야 한다”며 여자친구인 그를 옹호한 바 있다.

 

마리옹 꼬띠아르(Marion Cotillard)

 

같은 논란을 만들었으나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국외 스타도 있다. 

 

2019년 7월 6일 영화 ‘인셉션’의 주연으로 많은 한국 팬을 그러모은 프랑스 출신의 영화배우 마리옹 꼬띠아르(Marion Cotillard)는 ‘2019 론진 파리 에펠 점핑’ 승마 대회 행사에 욱일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참석해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해당 논란은 마리옹 꼬띠아르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에 의해서 일단락 됐다. 바로 그가 마리옹의 매니저의 SNS 계정을 통해 욱일기의 의미를 설명하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전한 것. 이에 그는 매니저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매니저 역시 마리옹 꼬띠아르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마리옹과 나는 욱일기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유럽에는 욱일기 패턴이 그려진 옷들이 많아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알려줘서 고맙고 모자는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혀 ‘바른 대처’의 태도를 일깨웠다.

 

2013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캡처

 

아울러 2013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폴아웃보이(Fall Out Boy)’의 드러머 앤디 헐리(Andy Hurley)가 욱일기 패턴의 티셔츠를 착용해 트위터에서 논란이 됐다.

 

그는 이같은 논란에 바로 사과문을 게재하며 “우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공연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쇼에 참여 한다는 것은 정말로 굉장한 일”이며 “우리가 입은 옷은 그 패션쇼에서 우리가 맡고 있던 '브리티쉬 인베이젼(British invasion)룩'을 강조하는 부분과 반드시 어울리는 스타일이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브리티쉬 펑크 스타일의 복장으로 스타일링 받았”다고 밝혔다. 또 “나는 패션에 대해 무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극도로 몰이해한 선택이었다. 그것의 의미에 대해 나는 완벽하게 무지했고 이건 내 잘못이다”라고 밝히며 ‘잘 쓴 사과문’, ‘제대로 된 사과문’의 정석을 보였다.

 

또 여기에 덧붙여 ‘역사와 의미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인류학자를 만나기도 했다고 전하며 바른 대처로 인한 누리꾼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처럼 수요 없는 공급은 없다지만 잊을만 하면 터지는 ‘욱일기’ 논란에 누리꾼들의 피로도도 점차 쌓이는 추세다. 또한 해당 논란에 대해 ‘역사적 사실의 아무 자각 없이 ‘욱일기’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의 문제인지’ 혹은 역시나 ‘아무 역사적 배경 없이 단순히 ‘예쁜 패턴’으로만 치부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타 브랜드들의 문제인지’의 대한 의문도 제기된 상태이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인 디올(Dior)은 중국 상하이에서 2018 S/S(봄·여름) 컬렉션을 발표했다. 해당 컬렉션의 주요 콘셉트는 ‘레드’로 중국에서 개최된 만큼 “중국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라고 전하며 해당 콘셉트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보리 컬러의 빨간 디테일이 들어간 드레스가 화두에 올랐다. 드레스의 디테일이 누가 봐도 단번에 ‘욱일기’를 연상시켰던 것. 이에 중국의 누리꾼들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문양은 사용을 금지하면서 왜 일본의 욱일기 패턴은 단순히 디자인으로 취급하는 지 모르겠다”며 의견을 모았다.

 

프라다 인스타그램 캡처

 

2018년은 유난히 빅 브랜드들의 욱일기 논란이 많은 해였다. 이미 국내에서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는 향수 신제품을 선보이는 홍보 영상에 욱일기를 사용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은 프라다 제품의 불매 운동도 불사하겠다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브랜드 프라다 측은 당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2020년 겐조(Kenzo) S/S(봄·여름) 컬렉션 중 키즈 라인

 

일본 출신 디자이너가 프랑스로 건너가 창립한 명품 브랜드 ‘겐조(Kenzo)’ 또한 욱일기 디자인으로 비판 여론을 맞았다.

 

2020년 S/S(봄·여름) 시즌의 키즈 라인으로 발표된 제품에 떡하니 욱일기를 차용한 상품이 등장해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 및 아시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욱일기가 차용된 제품군을 생산하는 것은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트위터 캡처

 

또한 최근 도쿄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욱일기를 배경으로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시아인들의 대한 혐오 범죄가 지속되고 있다며 욱일기 및 일장기가 차용된 상품을 착용할 것을 권고하는 중이다. 이는 ‘일본인’임을 명확히 밝혀 중국인으로 오인받아 범죄의 표적이 되는 일을 막기 위함이다. 이같은 주장이 전개된 해당 트윗은 많은 일본인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아울러 일본의 극우 언론은 “욱일기가 제국주의 침략을 상징한다고 주장하는 건 한국인들 뿐”이라며 최근 욱일기가 디자인으로 사용된 점퍼를 입어 구설에 오른 저스틴 비버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해당 논란의 저스틴 비버를 이용해 도쿄 올림픽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와 IOC는 도쿄 올림픽의 욱일기 응원을 사례별로 판단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해 국내 누리꾼들로부터 원성을 산 바 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