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한 자식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가장의 노래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으로 유명한 고전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돌아왔다. 서울시뮤지컬단 창단 60주년 기념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8일 개막했다.
무려 1964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며 11개의 토니상, 3개의 아카데미상, 2개의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1905년 러시아 작은 유태인 마을을 배경으로 가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새 시대를 포용하는 사랑의 가치를 웅장한 합창과 역동적 군무로 만들어낸다.
여러 번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서울시뮤지컬단은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에 걸맞게 원작 매력을 살리면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로 현대적 감각을 더 했다. 다양한 색을 입힌 상징적인 무대와 영상이 특징이다. 특히 결혼식 장면에서 모자 위로 와인병을 아슬아슬하게 올리고 춤을 추는 보틀댄스 군무장면이 압권이다. 예술감독을 맡은 한진섭단장은 “고전은 지루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트리는 작품”이라며 “다채롭고 역동적인 무대미술부터 템포감을 한껏 끌어당긴 음악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화려한 군무장면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도살쟁이 라자르에게 딸을 시집보내기로 약속했지만 딸이 원하는 결혼을 시켜주기 위해 악몽을 꾸었다고 꾸며대는 ‘테비예의 꿈’ 장면도 화려한 영상, 특색 있는 무대배경과 군무로 펼쳐진다.
주인공 테비예는 서울시뮤지컬단 배우 박성훈과 인기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맡는다. 박성훈은 사랑이 넘치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깊은 내면 연기로 선보인다. 양준모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객석을 압도하며 클래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편 위트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또 김길려 음악감독은 “이번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18인조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면서 클래식의 매력을 세련되게 구현해내는 것에 집중했다”며 “유대교 전통음악의 선율과 리듬, 음색과 질감을 뚜렷하게 살리기 위해 사용한 클라리넷, 만돌린, 피콜로 등의 솔로와 합주를 귀 기울여 들어보시는 것도 이 작품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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