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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로 산 땅 팠더니 폐기물 331톤…대법 "국가가 배상"

입력 : 2021-04-30 06:51:42 수정 : 2021-04-30 06: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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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수탁자인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수한 대한민국 소유 토지(밭)에서 매립된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이 발견됐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 지하에 폐기물이 있더라도 매매계약 당시 지목(地目·토지의 주된 사용 목적에 따라 토지의 종류를 구분하는 명칭)인 '전(田)'으로 이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고, 이를 건물 신축 등이 가능한 '대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보증을 한 것도 아니므로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원고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A씨에게 약 6090만원 등을 배상하라는 판단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2년 7월 피고의 업무수탁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경북 울진군의 토지 808㎡를 5736만8000원에 매수하고 약 두 달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A씨는 2014년 3월 자신의 아들 B씨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하고 같은 해 5월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해 B씨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지목을 전에서 대지로 변경했다.

 

이후 이 사건 토지에서 굴착공사를 하던 중 약 1~2m 깊이에서 폐합성수지와 폐콘크리트 등 약 331t의 폐기물이 매립돼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약 6092만원을 추가로 지출한 뒤 국가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 사건 토지에 이 같은 고액의 처리 비용이 소요되는 폐기물이 매립돼 있는 것은 매매에 있어 토지가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품질 내지 상태를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민법 제580조 소정의 하자담보책임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 토지 지목이 '전'인 상태에서도 식물의 재배를 위한 굴착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매립된 폐기물 양은 식물의 재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는 이 사건 토지가 전에서 대지로 변경되는 것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없었다고 해도 토지에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심 역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전으로 이용할 경우에도 (폐기물이) 식물의 재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토지에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폐기물 처리 비용이 과다하게 산정된 것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공평의 원칙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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