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삼성 원정경기서 9-0 완파
양,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

프로 스포츠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팀이 이듬해 시즌 초반 고전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한 번 정상에 오른 팀이 곧바로 새로운 목표 설정을 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럴 때 팀을 지탱하는 것이 리더의 책무다. 지난해 프로야구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양의지(34)도 2021시즌 초반 묵묵히 팀을 지탱하고 있다. 타격은 물론 투수진도 기대에 못 미치며 예상과 달리 중위권에 처져있지만 양의지 만큼은 포수라는 어려운 자리에서도 3할 가까운 타율과 꾸준한 장타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양의지가 이번엔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첫 네 타석 동안 1, 2, 3루타와 홈런을 모두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만들어냈다. KBO 역사상 28번째로 포수로서는 역대 최초 기록이다. NC 구단 자체로는 2015년 1, 2호를 기록한 에릭 테임즈 이후 3호째이자 국내 선수가 만든 첫 사이클링 히트다.
발이 느린 포수에게 가장 어려운 3루타를 첫 타석부터 만들며 대기록의 서막을 썼다. 0-0 동점인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키를 넘겨 담장 맞고 굴러나오는 사이 3루까지 달렸다. 이후 에런 알테어의 내야안타 때 이 경기의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4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쳐냈고, NC가 2-0으로 앞선 5회초 2사 주자 1, 2루에서는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을 상대로 자신의 시즌 4호째인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결국, 네 번째 타석 만에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6-0으로 앞선 7회초 첫 타자로 타석에 나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타구를 만든 뒤 2루까지 달렸다.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을 해낸 양의지의 활약과 선발 신민혁의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 완벽투 속에 NC는 삼성을 9-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1승11패로 시즌 승률 5할을 맞췄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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