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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논란’ 이성윤 초반 탈락… 여권 신임 높은 김오수 유력

입력 : 2021-04-30 06:00:00 수정 : 2021-04-29 21: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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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후보 4명 압축… 법무부 이르면 30일 임명 제청
구본선·배성범·조남관 함께 추천
3시간여 만에 추천위 회의 끝나
일부 추천위원 “정치 편향 안돼”
박상기 위원장 “큰 이견 없었다”

민심 의식 이성윤 카드 부담 판단
유임 통한 정권 수사 방어 분석도
5월 10일 ‘외압 의혹’ 수사심의위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왼쪽부터),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유력후보로 꼽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탈락했다. 4·7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거슬러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 지검장을 최종 후보군에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신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가능성을 남겨 임기 말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계속 틀어막겠다는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박 장관은 이르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총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능력과 인품, 도덕성,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후보군을 정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을 맡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 결과에 큰 이견은 없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회의를 시작한 추천위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4시간도 안 돼 후보 4명을 추렸다. 추천위원들은 검증 동의를 철회한 한동훈 검사장을 제외한 13명의 후보를 놓고 1차 투표를 진행했으며, 득표수가 가장 많았던 2명을 제외하고 2차 투표를 해 또 2명을 추려 4명의 최종 후보를 만들었다. 1차 투표에서 득표수가 너무 적었던 사람도 2차 투표에서 제외됐다. 이 지검장은 두 차례 투표에서 모두 충분한 투표수를 얻지 못했다. 박 장관은 특정 후보를 언급하지 않고 ‘검찰개혁 적임자를 잘 선정해달라’는 취지의 원론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명단에서 빠진 것은 애당초 대통령의 의중이 이 지검장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도 회의 시작 전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 지검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인 이 지검장이 검찰 수사팀의 기소방침에 반발해 기소·수사 적절성을 묻는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수사심의위는 다음달 10일 열린다.

후보군 중에서는 김 전 차관이 총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여권이 가장 믿을 만한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광주 출신의 김 전 차관은 서울북부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거쳐 2018년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차관에 올랐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한창이던 2019년 9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하며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최재형 감사원장 견제 차원에서 김 전 차관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등 김 전 차관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여왔다. 박 장관이 총장 자질로 언급한 것처럼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잘 맞는 인물’인 셈이다.

반면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추진 과정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계 철회를 요청한 조 차장과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배 원장은 정권에 반기를 든 이력이 걸림돌이다. 사실상 구 고검장과 김 전 차관의 양강 구도이지만 김 전 차관에게 힘이 쏠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전 차관이 총장이 될 경우 이 지검장이 연임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 전 차관이 이 지검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아 지휘하는 데 무리가 없고 정권이 껄끄러워하는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많기 때문이다. 설령 이 지검장이 기소되더라도 법무부 장관이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중앙지검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 부장검사는 “총장보다는 정권 겨냥 수사를 하는 서울중앙지검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정권 겨냥 수사를 하지 말라는 신호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훈·김선영·이정한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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