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자신감 내비치지만, 수사심의위 여전히 ‘높은 산’

유력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사법 당국에 따르면 이날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이 지검장이 배제됨에 따라,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혐의 입증을 위해 노력해 온 수원지검 수사팀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 지검장이 후보군에 포함됐을 경우 자칫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을 떨쳐낸 덕분이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 기소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후보추천위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4명을 올렸다.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꼽혔던 이 지검장은 후보군에 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수원지검 수사팀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가장 큰 산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다. ‘김학의 사건’ 당시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이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 온 수사팀 입장에서는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기소 의견을 그대로 밀어붙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수사팀이 이 지검장 기소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수사심의위에서 수사 중단이나 불기소 의견이 나올 경우 기소를 위한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심의할 현안 위원을 선정한다. 수사심의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무작위로 15명을 추첨해 뽑는다. 이와 함께 이 지검장 사건을 심의할 회의 일정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는 다음 달 초 열릴 전망이다. 다음 달 7일에는 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의 첫 재판이 열린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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