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大 선발 규모 2220명 증가
고3 수험생은 5000여명 줄어들어
지방大 대규모 미달사태 불가피
서울대 정시에 생활부 반영 시행
영재학교, 의약대 진학 제재 나서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를 202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를 비롯해 수도권 대학은 평균적으로 모집인원의 40%를 정시로 모집한다. 수도권 대학의 선발규모는 2022학년도보다 2220명 확대된다. 내년에 고3 학생 수가 현재보다 5000여명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로 가뜩이나 ‘신입생 가뭄난’에 시달리는 지방대학들은 대규모 미달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9일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다. 2023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은 34만9124명으로 올해 고3 대상인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인 34만6553명보다 2571명 늘어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집인원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정원의 제한을 받지 않는 정원 외 모집이나 계약학과에서 학생 선발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3학년도에 대학들은 수시모집으로 전체의 78%인 27만2442명을 선발한다. 전년 대비 1만64명(2.3%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나머지 22%인 7만6682명은 정시모집 인원으로 전년보다 7493명(2.3%포인트) 줄었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수시선발 인원을 늘린 영향이다. 비수도권에서는 21만7342명 중 86.1%(18만7222명)를 수시로 선발한다. 수도권 대학은 13만1782명 중 64.7%(8만5220명)를 수시로, 35.3%(4만6562명)를 정시로 각각 뽑는다.
서울의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위주 선발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대입 공정성을 강화 방안으로 서울의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2023학년도까지 40%까지 늘리기로 했다. 2022학년도에 연세대와 고려대 등 9개 대학이 이 비율을 달성했고, 서울대와 경희대 등 나머지 7개 대학도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 40% 이상을 정시로 선발한다. 수도권 대학의 2023학년도 신입생 선발인원 규모는 2022학년도 12만9562명보다 많아졌다. 여기에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44만7000여명으로 45만2000여명인 고3보다 적은 상황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의 수험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특히) 지방 소재 대학의 정원 미충원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기로 한 방침도 이날 대교협 대입전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대는 2022학년도까지 미술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음악대를 제외하면 모두 수능 점수 100%만 반영한다. 하지만 2023학년도부터 1단계 수능 점수 100%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는 수능 성적 80점과 교과 평가 20점을 합산해 뽑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서울대가 2023학년도까지 정시를 확대하라는 교육부 방침을 외형적으로 따르면서도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대교협은 서울대 시행계획이 수능 위주 전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서울·경기·대구·대전·광주·과학고와 한국과학영재학교 등 국내 8개 영재학교는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영재학교는 이공계 우수 인재를 양성한다는 학교 설립 목적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의대나 약대에 진학하는 통로로 영재학교를 이용한 학생들이 나왔다. 2020년 기준 영재학교의 의약학계열 진학 비율은 6.8%다. 제재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입학 후 의대 또는 약대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할 학생에 대해서는 일반고 전출을 권고하고 정규 수업 이외 시간의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도 이용을 제한한다. 대학 진학 관련 상담과 진학 지도를 일절 하지 않는다. 의약학계열 진학생에게는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과 추가 교육비를 모두 환수한다. 대입전형에 제출할 학교생활기록부도 영재학교 교육과정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일반고형 학생부Ⅱ를 제공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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