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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검찰총장은 중립성·독립성 지킬 인물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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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9 23:31:26 수정 : 2021-04-29 23: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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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권 성향’ 이성윤 배제 다행
유력후보 김오수 ‘정치색’ 논란
정권 방패막이용 인사는 안 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어제 차기 총장 최종후보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추천위는 심사 대상자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후보군을 정했다고 밝혔다. 최대 관심사였던 ‘친정권 성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배제됐다. 정권 관련 수사를 뭉개 불신을 받는 데다 기소 위기에 처한 그가 후보군에 오른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만큼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 장관은 조만간 이들 중 한 명을 총장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검찰의 정치화를 막을 능력과 내부 신망이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김 전 차관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현 정부의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내리 보좌한 친여 성향 인사다. 검찰을 떠난 그를 청와대가 감사위원에 앉히려 했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치색이 강한 인물은 곤란하다”며 반대한 바 있다. 차관 재직 당시 대검과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정부 편에 섰다는 내부 비판도 많다. 구 고검장은 박 장관과 친분이 있지만, 정치색이 약하고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배 연수원장은 고검장 승진 인사 때 수사와 무관한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나 ‘좌천성 승진’이라는 말을 들었다. 조 차장은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두고 박 장관과 대립각을 세워 관계가 불편해졌다고 한다.

박 장관은 최근 총장 인선 기준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총장에 자기 편을 심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은 새 검찰총장이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부정부패를 엄정하게 척결하고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독립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이를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박 장관과 문 대통령이 말 잘 듣는 사람을 총장에 앉히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번에 임명될 총장은 국가 전체 수사력의 약화를 막아야 할 막중한 임무가 있다.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무너진 사법 시스템을 바로잡는 역할도 해내야 한다. 국민은 정권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총장을 원한다. 문 대통령은 행여 정권 말기를 지켜줄 방패막이 총장을 임명하려고 해선 안 된다. 민심에 역주행하면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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