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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젖줄 갠지스강. 히말라야 빙하에서 발원해 벵골만으로 흘러든다. 길이 2506㎞. 인도인에게는 신이 내린 신성한 생명수다. 그러기에 ‘어머니의 강’으로 불린다. 그런 갠지스강은 ‘환생의 강’이기도 하다.

일본의 엔도 슈사쿠가 쓴 작품 ‘깊은 강’. 갠지스강이 등장한다. “나는 반드시 다시 태어날 거니까, 이 세상 어딘가에. 나를 꼭 찾아요.” 아내가 남긴 마지막 말을 가슴에 새기고 환생할 아내를 찾아 인도로 간 주인공 이소베. 그의 눈앞에 펼쳐진 갠지스강은 어땠을까. 강변에는 화장터가 있다. 유골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사람들. 순례자는 이승의 죄업을 씻고 해탈하기를 빌며 그 물에 몸을 담근다. 오물과 진흙이 뒤섞였다.

“깨끗한 것과 성스러운 것은 다릅니다. 강은 성스럽습니다.” 인도인에게는 신성이 녹아 있는 강이다. 관을 둘러메고 화장터를 향하는 사람들. 이소베는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슬픔을 짊어지고 강으로 향했을까.”

코로나19 재앙이 인도대륙을 덮쳤다. 아비지옥처럼 변했다. 그곳에는 절망이 넘친다. 하루 감염자 32만명. 두 달 전 1만명 때는 차라리 천국이었다고 해야 할까. 사망자는 약 20만명, 누적 확진자는 1800만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믿을 수 있을까. 감염자가 5억명에 달할 것이라고도 한다. 인구통계조차 믿기 힘든데 질병통계를 어찌 믿을 수 있을까. 병상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구했다고 해서 제대로 치료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공업용 산소를 실어나르는 판이니. 세계 코로나19 백신의 60%를 위탁생산하는 인도. 그것은 아직 그림의 떡이다. 백신 접종률이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거리는 슬픔의 바다로 변했다. 화장터로 변한 거리들. 시신 화장이 끝나면 그 자리에 또 다른 시신을 얹어 불태운다. ‘깊은 강’의 화장터는 지금쯤 어찌 변했을까.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사랑하는 가족을 눈물로 떠나보내는 인도인들. 그들은 합장을 한다. 무엇을 빌까. 고통 없는 세상에서 환생하기를 빌까. 떠난 이는 무슨 말을 남겼을까. “어딘가에 환생할 나를 찾아주세요….” 인도는 슬프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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