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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론 부상하자 선긋기 나선 여권

입력 : 2021-04-29 18:29:58 수정 : 2021-04-29 2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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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문화재 기증 별개 사안”
민주선 “삼성어천가” 비판 나서
국힘 ‘朴 사면논란 엮일라’ 침묵
삼성 유족, 해운대구에 토지 기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삼성의 문화재 기증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은 별개라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 상속세 납부 계획과 사회환원, 세계 반도체 전쟁 등으로 떠오른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부회장의 사면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연결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내부 기류와도 일맥상통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귀한 문화재를 국민들 품으로 돌려준 데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기증이 사면론과 관련한 청와대와 국민 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어려운 질문이지만 사면론은 별개”라고 했다. 이어 “사면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님이 다른 요인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 하나를 내놓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당내 반대 목소리도 분출됐다. 박진영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법적으로 당연히 내야 할 상속세를 내겠다는 게 그렇게 훌륭한 일인가? 왜 삼성 상속세는 세계 1위일까, 삼성보다 매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보다도 삼성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어천가에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당내에선 대체로 신중한 기류가 엿보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최근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다. 사면 문제를 경제 영역으로만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 대통령이 가진 사면권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초 이낙연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했다가 지지자들로부터 역풍을 맞았다. 이 부회장 사면 반대 여론이 민주당 지지층과 대체로 겹치는 탓에 섣불리 제기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지도부는 물론 개별 의원 차원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론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최근 서병수 의원이 박 전 대통령 사면론을 거론했다가 ‘도로 한국당’ 비판을 받으며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안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이 사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포함해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해운대구는 이 회장 유족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일대 토지를 기부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토지는 장산 산림욕장과 장산 계곡이 위치한 임야로, 축구장 5개 크기인 3만8000㎡에 달한다.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공익적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 유족은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구립공원 조성을 통한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은산, 부산=오성택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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