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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건의에 선 긋는 당정… 김부겸 “기증과 사면은 별개”

입력 : 2021-04-29 13:21:31 수정 : 2021-04-29 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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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사면 요구 잇따라 제기
여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
靑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최근 ‘반도체 위기론’ 등을 바탕으로 경제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여권은 이 부회장 사면이 ‘국정농단’ 사건과도 얽혀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산 사회환원’ 등에 대해 “귀한 문화재들을 국민들 품으로 돌려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이번 기증이 이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한 청와대 및 국민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사면론은 별개”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사면권을 가진 것은 대통령”이라며 “대통령도 여러 다른 요인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 이 문제 하나만을 놓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기류는 여당 내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근 경제지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해 “이 문제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연결돼 있다. 사면 문제를 경제 영역으로만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가진 사면권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전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엄정한 법 집행을 담당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이 부회장 사면을) 고려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제계의 이 부회장 사면 요구는 지난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 명의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하면서 본격화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청와대는 지난 27일 이들 단체의 사면 건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뉴스1

이 같은 여권의 신중한 입장은 이 부회장 사면을 반도체 위기론 등에 대응하는 ‘경제적 차원’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정농단 사건과 연계된 데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재판도 아직 진행 중이어서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만 이 부회장 사면 논의를 바라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여당 내에선 이 부회장 사면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부회장 사면은) 박 전 대통령 사면과는 또 결이 다르다. 전형적인 유전무죄 주장”이라며 “개인비리와 회사의 경영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전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 부회장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정치적 사안이 아닐뿐더러 우리 경제와 삼성그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익을 위해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고 정권 실세에 불법 로비를 한 중범죄자에게 사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상대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9.4%가 ‘사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면해선 안 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23.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4%였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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