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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제안에 욱해서…” 처음 본 남성 집 따라가 살인·절도한 여성 ‘징역 13년’

입력 : 2021-04-29 08:24:41 수정 : 2021-04-29 14: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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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공원에서 처음 만난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집에 따라가 목 졸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성매매를 그만 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해당 공원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 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강도살인 혐의가 아닌 ‘살인 및 절도 혐의’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처음부터 이씨가 금품을 훔칠 목적으로 피해자에 접근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우발 범죄’라고 봤다.

 

이씨는 지난해 8월4일 공원에서 처음 만난 남성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집으로 따라간 뒤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금목걸이, 금팔찌, 현금,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해오다 일을 그만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공원을 찾았다가 당시 A씨가 데리고 온 앵무새에 호기심을 느껴 우연히 말을 걸었다가 함께 술을 마시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후 A씨의 집주인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해 이씨의 범행은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 “(A씨가) 무리하게 성관계를 요구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해 직후 현금과 금팔찌 등을 절취해 곧바로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나왔던 점을 보면 처음부터 재물을 강취할 의도로 접근했거나 최소 재물 강취 의도로 살해한 것으로 보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60대의 고령이긴 해도 남성이었고, 피고인은 40대의 젊은 나이지만 여성이었다”면서 “외관상으로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충분히 힘으로 제압할 정도로 피해자가 쇠약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공원에) 데리고 나왔던 앵무새를 보고 피고인이 호기심에 다가간 것이 계기가 됐는데 이를 두고 (범행이) 계획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이 처음부터 재물을 강취할 의도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의 옷을 벗고 돈을 보여주며 성행위를 요구했다”면서 “(피고인이) 오랜 기간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그만둔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욱’해서 범행했고 당시 재물 강취 의도가 없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반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는 점과 성행위 요구를 받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해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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