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리우올림픽 노골드의 수모를 만회하기 위해 도쿄올림픽 출전권 사냥에 나섰던 레슬링 국가대표팀은 지난 19일 ‘날벼락’을 맞았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예선 대회에 나섰던 대표팀에서 무려 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대표팀 내에서 감염이 계속 확산 중이다. 대한레슬링협회는 28일 “국제대회 파견 대표팀 선수단 중 귀국한 27명 중 12명(1명 격리 해제), 불가리아에 체류 중인 23명 중 15명(1명 격리 해제) 등 총 2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스포츠계에서 20명이 넘는 대규모 코로나 감염 사태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대표팀, 펜싱 대표팀, 근대5종 대표팀 등이 국제대회에 참가했다가 확진된 사례가 있지만, 모두 10명 미만의 소수였다. 감염 확산 추세로 볼 때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상당하다.
다수 인원의 장기 해외파견이 대규모 감염을 불러왔다. 대한레슬링협회는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쿼터대회와 12일부터 18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아시아 시니어선수권대회, 다음달 6일부터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올림픽 세계 쿼터대회를 하나로 묶어서 준비했다. 여러 대회에 한꺼번에 선수를 파견하다 보니 지도자, 코치, 트레이너, 선수, 파견 심판 등 무려 50명이나 되는 대규모 선수단을 꾸려졌고, 이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현지에서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는 못한 데다 신체 접촉이 많은 레슬링 종목의 특성까지 겹치며 대규모 확진으로 이어졌다.
서필웅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