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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겸한 오찬·만찬…당국 "가능하다"

입력 : 2021-04-29 07:00:00 수정 : 2021-04-29 08: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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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겸한 공무 성격의 식사' 5인 넘어도 가능 / '회의 후의 식사' 5인 이상 금지 규정 적용받아 / 회의실에서 회의 끝난 뒤 식당으로 장소 옮겨 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하는 5인 이상 식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관저에서 최재성 전 정무수석 등 퇴임하는 참모 4명과 만찬을 한 것이 코로나19 관련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 청취나 메시지 전달, 당부 등 대통령의 고유 업무 수행을 위한 목적의 모임에 대해서는 사적모임이라고 하는 해석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었다.

 

손 반장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될 때부터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외교적 목적이나 계약, 협상을 위한 식사를 겸한 회의, 만찬 등에 대해서는 사적모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해석을 함께 내려보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과 공공부문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 이런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관련 기사에는 '일반 국민 5명이 음식점 혹은 리조트에서 업무협의를 하면서 식사를 하면 방역수칙 위반이 아닌지 궁금하다'거나 '직장서 종일 회의하고 서로 목소리 높인 것 풀자고 간 회식은 위반이냐'는 등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댓글도 달렸다.

 

이에 연합뉴스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의 예외 규정에 대해 면밀히 따져봤다.

 

12일부터 5월2일까지 전국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정부 지침으로서 일반에 공표된 '5명부터의 사적모임 금지 전국 실시 방안(이하 실시 방안)' 최신판에 따르면 "친목형성 등 사적 목적을 이유로, 5명부터의 사람들이 사전에 합의·약속·공지된 일정에 따라 동일한 시간대, 동일한 장소(실내/실외)에 모여서 진행하는 일시적인 집합·모임활동 금지"라고 돼 있다.

 

단, 여기에는 9가지 '적용 예외'가 있다. 그 중 4번째 사항으로 '공무 및 기업의 필수경영활동'이 있는데, 중수본은 논란이 된 대통령 만찬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실시 방안은 '공무 및 기업의 필수경영활동'에 부연해 "법령 등에 근거한 활동으로, 일정 인원 이상이 대면으로 모여야 하며, 시한이 정해져 있어 취소·연기가 불가한 경우 등 행정·공공기관의 공적 업무수행 및 기업의 경영활동에 필수적인 모임·행사는 '5명부터의 사적모임 금지' 적용 제외"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실시 방안은 "기업 정기 주주총회, 예산·법안처리 등을 위한 국회회의, 방송제작·송출 등"을 예시했다.

 

그렇다면 식사 모임은 어떨까? 정부와 기업의 공식 행사 중에는 오·만찬을 겸한 회의나 간담회가 있는데 이것을 '예외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일단 정부 지침은 '회의에 이어지는 식사 모임'의 경우 5인 이상이면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실시 방안'의 FAQ(자주 나오는 질문들) 항목에는 '회사에서 업무미팅이나 회의 후에 외부인사와 4명이 넘는 인원이 식사를 하러 가도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회사에서의 업무미팅은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으로 사적모임 대상에서 제외되나 회의 이후 식사는 사적모임에 해당하여 5명부터는 함께 식사할 수 없음"이라는 답이 제시돼 있다.

 

회의 이후 '뒤풀이' 성격의 식사는 5인 이상이면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가이드라인인 것이다.

 

그러면 회의 등 업무 성격의 행사를 겸한 5인 이상의 오·만찬은 가능할까?

 

실시 방안은 '회의를 겸한 5인 이상 식사'가 허용되는지, 안되는지를 특정해서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데, '공무 성격의 식사 모임'은 5인 이상의 모임이 허용된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해석이다.

 

중수본 당국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보내온 답변에서 "공무 성격의 식사 모임은 '5인 이상 금지'의 적용 예외"라며 "외교적 만찬이나 식사를 겸한 회의 등이나 기업 간의 만찬, 식사상담 등도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회의를 겸한 공무 성격의 식사'는 5인 넘어도 가능하고, '회의 후의 식사'는 5인 이상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회의실에서의 회의가 끝난 뒤 식당으로 장소를 옮겨서 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하는 5인 이상 식사는 허용되느냐는 등의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관련 지침이 보다 정교하게 나와야 한다는 지적은 가능해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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