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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피로 물든 국기 아래서 행진 안 할 것”

입력 : 2021-04-28 21:45:14 수정 : 2021-04-28 21: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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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수영 유망주, 올림픽 포기
“미얀마올림픽위는 군정 꼭두각시”
멈추지 않는 유혈 진압 군부 항의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 윈 텟 우. 페이스북 캡처

“국민들의 피로 물든 국기 아래에서 행진하지 않을 것이다.”

미얀마의 수영 국가대표가 군정의 시위대 유혈 진압 등 폭압에 항의해 꿈을 포기했다. 일본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수영 잡지 스위밍 월드 등에 따르면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 윈 텟 우(26)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편지를 올려 “모든 부처와 장관들이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의 지시를 계속 이행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탄압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얀마올림픽위원회(MOC)는 군정의 꼭두각시 조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MOC는 도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MOC를 미얀마의 올림픽 운동을 담당하는 정당한 조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군정에 대해서는 “무방비 민간인들에 대한 공습과 평화 시위대 살해, 민주화 운동가와 언론인, 예술인, 체육인들 체포를 명령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으론 “수영을 처음 배운 뒤 가져왔던 (올림픽 출전의) 꿈과 작별해야 할 수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미얀마의 수영 유망주 중 한 명이다. 6세 때 수영을 시작해 2013년과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당시 그는 “미얀마인도 수영에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페이스북 소개 글은 여전히 “2020 도쿄올림픽을 꿈꾸는 미얀마 수영 선수”라고 돼 있다. 미얀마인들은 그의 글에 “감사하다”,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지 안다”, “자랑스럽다” 등의 댓글을 달며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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