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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에 삼성전자 주식 몰아 지배력 키울 듯 [이건희 유산 사회 환원]

입력 : 2021-04-28 18:58:06 수정 : 2021-04-28 18: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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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좌우할 주식 배분은 미공개
생명 지분은 가족 4명 분할 방안 거론
삼성 “유족간 이견 없고 조만간 공개”

삼성 일가가 28일 공개한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 계획에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좌우할 주식 배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유족 간 주식 배분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재계에서는 결국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족들을 대신해 “주식 배분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고 지분 분할 내역도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법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식 약 19조원은 부인 홍라희 여사가 3분의 1(33%)인 6조3000억원을 갖고, 자녀인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각각 9분의 2(22%)인 6조3000억원씩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실제 법정 비율대로 상속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014년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수 역할을 해온 만큼 그의 지배력을 더 높이는 쪽으로 지분 정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0.7%)와 삼성생명(0.6%) 지분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삼성전자를 경영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 주식을 몰아주되, 삼성생명 지분은 가족 4명이 나눠 갖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4.18%)을 혼자 다 받으면 상속세만 9조원에 달하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배구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삼성SDS 등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단 현재의 지배구조로도 이 부회장의 총수 체제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상속세 절감을 위해 가족이 삼성전자 지분을 나눠 받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업법 개정안도 변수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제출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8.51% 가운데 5.51%를 팔아 ‘시가 기준’ 3%로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 고리가 끊기기 때문에 이 회장의 주식 분할을 서두르지 않고 추후 법 개정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지분 분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 일가는 이달 30일까지 상속 재산을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분할 비율은 추후 결정해 수정 신고할 수 있고 별도의 시한은 없다. 상속세 역시 ‘연대납세’ 의무에 따라 유족 간 지분 비율이 사전에 결정되지 않더라도 유족 중 누구든지 상속세 총액만 기일 내에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지분 분할을 하지 않더라도 세금 납부에는 문제가 없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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