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개혁은 뗄수 없는 한 몸
공정과 정의 가치 먼저 실천할 것
규제완화 땐 되레 시장 혼란 가중”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원내대표 출신 홍영표(사진) 의원은 차기 당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쇄신과 혁신’을 꼽았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정신은 개혁과 민생이다. 민생과 개혁을 모두 챙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를 과감히 개선하고, 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단호히 대처하는 등 당 체질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홍 의원은 28일 세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가 부족했던 내로남불의 태도부터 쇄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땅 투기 의혹 관련) 의원 전수조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국회의원이 아니라 투기꾼’이라고 판단되면 출당이라는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4·7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주된 원인을 “국민이 명령한 개혁을 국민과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가 스스로 엄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민생과 개혁은 한 몸이다. 민생을 책임지는 개혁으로 유능한 혁신을 이룰 것”이라며 “민주당이 내세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먼저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성과를 거론하며 “지금 당에 필요한 사람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사’”라며 “제가 전략가라는 말을 자주 듣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또 “인사청문회 8개를 전부 통과시키기도 했다”며 “치밀한 전략, 협상 능력, 맡은 일은 반드시 완수할 줄 아는 것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실수요자를 배려하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투기가 발붙일 틈을 줘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히 입장을 선회하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더 가중된다”며 “투기 억제를 위한 현재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1주택 실수요자 세제 정책은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과 합리적인 청약제도를 위한 재검토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것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완화와 같은 금융정책이나 세금 감면 혜택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여야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이념과 진영의 틀에서 벗어나 초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 대표가 되면) 협치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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