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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수품 60주년’에 세상 떠난 정진석 추기경

입력 : 2021-04-28 13:30:24 수정 : 2021-04-28 13: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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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3월 18일 사제 수품…어머니 이복순 씨에게 첫 축복
28일 서울 명동성당 본당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고(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돼 있다. '교회법 권위자'인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0세. 우리나라가 배출한 두번째 추기경이자 가톨릭교회 교회법전의 한국어판 작업을 주도하고 해설서를 써서 '교회법 권위자'로 꼽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사제 수품 60주년을 맞은 올해 2월 21일 노환으로 입원한 것을 시작으로 두 달여 투병 끝에 세상과 작별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8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1931년생인 정 추기경은 1950년 서울대 공대에 진학했으나 전쟁의 참상을 겪은 뒤로 사제가 되기로 하고 1954년 3월 18일 서울 대신학교(현 가톨릭신학대)에 입학했다. 이후 7년만인 1961년 3월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1961년 3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사제 수품 후 첫 강복하는 정진석(왼쪽 다섯번째) 신부 모습.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정 추기경은 서품 미사를 마치고 동료 신부들과 신자들에게 첫 축복을 줬는데, 그 앞에 축복을 받으러 온 첫 사람은 어머니 이복순 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서 무릎을 꿇은 어머니에게 허리를 숙인 채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며 안수를 줬다.

 

신부가 된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 약현성당 보좌신부로 첫 사목활동을 했다. 그 후 소신학교 교사, 서울대교구 재판국 서기로 봉직했고, 1964∼1965년에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겸 ‘경향잡지’ 주필로 활동했다.

 

1965년 7월부터 2년여 간 서울대교구장 비서 겸 상서국장을 한 정 추기경은 1968년에는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3년간 라틴어 교사를 지낸 그는 1년 반 만에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 10월 3일 청주 수동성당에서 열린 주교 수품 축하연에서 어머니와 기념촬영한 정 추기경 모습.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정 추기경은 만 39세인 1970년 최연소 주교가 되며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된다. 28년간 청주교구장으로 봉직한 그는 1998년 대주교로 승품하며 서울대교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다.

 

지난달 24일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그의 추기경 서임식이 있은 지 15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당시 전 세계에서 정 추기경을 포함해 15명이 서임 예식에서 추기경 자리에 올랐다.

 

그를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서임식에서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 사각모 ‘비레타(Biretta)’를 수여했다.

 

정 추기경은 그해 2월 24일 추기경 임명 소식 뒤 교계 언론과 인터뷰에서 “추기경 추가 임명은 한국 교회가 아시아 선교를 위해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나라의 신학생들을 양성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정진 선임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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