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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독주' 與, 성난 민심에 특위 가동… 오락가락 정책에 시장 혼란

입력 : 2021-04-28 06:00:00 수정 : 2021-04-27 22: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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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가동… 부동산 정책 후퇴
성난 민심에 규제 일변도 손질 나서
홍익표 “늦어도 5월 중순 대책 발표”
부자감세 반발에 종부세는 추후 논의

‘투기수요 억제’ 부동산 원칙론 유지
무주택세대 LTV 완화 폭 더 확대
1주택 재산세 감면상한선 6억→9억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도 검토

대권주자 ‘빅3’ 종부세 완화 언급에도
후순위로 논의 밀려… 내부 파열음
“원점 재검토” 하루새 번복 혼선 노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진선미 특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첫 부동산특위 회의를 열고 부동산 정책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늦어도 5월까지는 무주택자·실소유자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정책 후퇴 논란에도 4·7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입법 독주’로 밀어붙였던 규제 일색의 부동산 정책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 대출규제 완화와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논의에 속도를 내고 ‘부자감세’ 반발이 큰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추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부동산특위 첫 회의에서 “주택공급, 주택금융, 주택 세제 등 주거복지 관련 현안을 모두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세제 논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도 비공개 당정 협의에서 종부세 완화와 관련해 “열고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생애 최초 구매자와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완화 방안과 1주택자 재산세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을 5월 중 발표할 수 있도록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무주택자와 실소유자에게 대출 규제 등 조건을 완화해주는 방안은 늦어도 5월 중순 전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방안도 이날 안건에 올랐다.

 

다만 종부세에 대해선 중장기 논의 과제로 미뤄두고 있다. 일단 검토 대상에 포함하더라도 부과 시기가 오는 11월인 만큼 후순위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에 ‘부동산 정책 후퇴’라는 비판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커지자, 당정은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조속히 발표하기로 했다.

 

◆대선 표심 겨냥 조세저항 낮추기… 오락가락 정책에 시장 혼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본격적인 손질에 착수했다. 주택 실소유자 보호와 투기수요 억제라는 부동산 ‘원칙론’은 유지하면서도, 대출 완화로 무주택자의 숨통을 트고 ‘부동산 조세저항’을 낮춰 내년 대선 표심을 겨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부자 감세’ 논란으로 당 내홍까지 촉발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두고는 입장이 수시로 바뀌면서 여전히 엇갈린 시그널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27일 첫 회의를 가진 민주당 부동산특위의 테이블 위엔 △금융규제 완화 △1주택자 재산세 감면 △임대사업자 세제 축소 등이 안건으로 올랐다.

1순위 안건인 금융규제 완화는 생애 첫 주택 구입, 신혼부부, 직장인 등 무주택자를 위한 대책 마련이 중심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폭과 대상 범위 모두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서울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매매가 9억원 이하 주택은 LTV 40%, 조정대상 지역은 LTV 50%를 적용하고 무주택 세대에게는 10%포인트 완화해 각각 최대 50%, 60%까지 허용해 주고 있다. 특위에선 ‘투기 억제’ 대원칙에 따라 무주택 세대 완화 폭인 10%포인트를 더 늘리는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 감면은 상한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방세법 개정 등을 통해 재산세가 부과되는 6월 이전에 조정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시지가 상승으로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사업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따라서 다주택 임대사업자의 종부세·양도소득세 혜택 등을 대폭 줄이는 방향도 검토할 예정이다.

당초 원점 재검토가 거론됐던 종부세 완화도 후순위로 밀렸을 뿐 검토 대상에는 포함하기로 했다. 종부세를 부과하는 11월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므로, 당내 갈등 완화 차원에서라도 공개적 논의는 삼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김병욱 의원이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공시지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당 ‘빅3’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도 앞선 언론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종부세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실거주용 보호장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이 전 대표는 “1가구 1주택자가 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종부세를 중과하는 건 큰 고통”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부유세가 중산층에까지 확장되면 세목 취지와는 어긋난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민주당은 ‘종부세 후순위 논의’ 결정 과정에서 혼선을 노출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날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부동산 세제 논의는 당분간 없다”며 원점 재검토를 시사한 직후, 기재위 당정협의에선 “(종부세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특히 이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최 수석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임기가 다 돼 가니 대변을 안 하고 ‘본변’(本辯, 자신을 대변)을 하신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최 수석대변인은 “주택약자 LTV·DTI 등을 우선 논의하고, (종부세는) 수면 위로 올라오는 논의들은 당분간 안 할 것이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25번의 부동산 대책으로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지만 ‘일단 고’를 외쳤던 정부·여당이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책 수정에 돌입하면서 ‘후퇴’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도 기득권 정치의 일원”이라며 “4% 종부세를 내는 부동산 부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여야가 앞다퉈 목소리를 높인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LTV를 90%까지 완화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선 “한마디로 빚내서 집 사라는 것이다. 민주당도 박근혜정부 시절 엄청나게 비판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부동산정책 큰 틀 유지 속 보완 검토… 당정협의 앞당겨 국민 혼란 없게 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부동산정책 보완·수정 논의와 관련해 “정부는 부동산정책의 큰 골격과 원칙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짚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투기 수요 억제, 주택 공급 확대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논란이 일고 있는 무주택자, 1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정책 보완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동산정책 보완 논의 등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검토에 속도를 내서 당정 간에 조율하고, 조율된 내용은 또 빨리 발표해서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및 경기상황, 부동산 정책, 코로나 방역 관련, 총리 직무대행의 소임과 평가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종부세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의 95%는 종부세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지금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상이 늘고 고가주택의 개념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을 조율하는 상황”이라고만 설명했다.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장 불안 상황이 나타나는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홍 부총리는 “2·4 대책 발표 이후 주택 공급기대 확산 등으로 매수심리가 점차 진정되며 어렵게 안정세 경향을 보이던 부동산시장에서 최근 4월 중순 이후 2주 연속으로 서울 아파트 상승폭이 재확대되는 양상이어서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이 적정 수준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초과할 때는 반드시 시장이 조정 과정을 거쳤다”면서 “너무 큰 기대감을 가졌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여러 가지 낭패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2·4대책과 관련해서는 정부로서는 주택 공급의 가장 중요한 축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기존 계획대로 2·4대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완화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특별히 검토하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상속세가 무거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접하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미·이동수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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