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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뉴스공장 마지막 방송? 어렵다, 오세훈 시장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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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9 06:00:00 수정 : 2021-04-09 0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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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설에도 여유… 인사·예산 조절 어려울 듯
방송인 김어준씨. TBS 제공

4·7 재보궐선거에서 정치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방송인 김어준씨의 TBS(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될 수 있을까. 김씨가 대놓고 친여(親與) 성향을 드러냈다며 벼르고 있던 국민의힘이 10년 만에 서울시를 탈환했지만 김씨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8일 시정 업무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제한적이라서다.

 

김씨는 이날 오전 뉴스공장에서 “어제가 마지막 방송이라 생각한 분들이 있었고, 바라는 분들도 많았지만 그게 어렵다”며 “뉴스공장이 마지막이길 바라는 보수 지지층은 오 (서울시장) 당선인에게 따지라”고 말했다. 그는 “제 의지나 뉴스공장, TBS의 의지가 아니다”라며 “그 이전에 사실 오 당선인의 (10년 전) 시장 시절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게 아이러니인 게 시장 시절 오 당선인은 TBS를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인식해서 방송개입이 굉장히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그 이후에 서울시장의 영향력으로부터 TBS가 독립되도록 구조가 꾸준히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조차 방송 출연을 마음대로 못했다”며 박 전 시장이 방송 출연을 요청하고 거절당한 적이 몇 번 있다고 부연했다. 또 “TBS 사장도 방송 내용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 게스트를 출연시키라’고 못 한다”고도 김씨는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10년 간 꼼꼼하게 절차들이 만들어졌다”며 “그 점은 오 당선인에게 감사드린다”고 비꼬았다.

 

김씨의 말대로 오 시장이 임기 내 TBS에 영향력을 미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TBS는 올해 예산 515억원 중 375억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 출연기관이긴 하나, 지난해 2월 ‘서울미디어재단 TBS’로 독립했기 때문에 시장이 방송 편성·제작에 개입하거나 인사·예산에 개입하긴 힘들다. 현 재단 이사회는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구성됐다. TBS에 지원하는 출연금을 줄이기도 어렵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이라 오 시장의 예산안을 문제삼을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앞서 김씨는 전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오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59% 대 37.7%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나타나자 “뉴스공장이 존폐 위기에 있는 것 아니냐”고 엄살을 떨었다. 그는 “(오 시장이) 10년 동안 무직으로 고생하시다가 10년 만에 돌아오셨다. 10년 만에 회생하셨네”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씨는 “만약 (기호) 2번 후보(오 시장)가 당선되면 우리는 프로그램 색깔도, 완전히 코너도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 간부와 첫 인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씨는 대놓고 민주당과 문재인정부 편을 드는 방송을 한다는 비판을 야권으로부터 꾸준히 들어왔다. 이에 오 시장은 당선되면 서울시의 TBS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김씨는 오 시장 처가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 오 시장이 과거 내곡동 땅 측량 당일 들렀다고 주장한 생태탕집 주인과의 인터뷰 방송을 내보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야권의 더 큰 반발을 샀다.

 

오 시장은 지난달 말 연합뉴스 인터뷰에선 “TBS 설립 목적은 교통·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제 TBS를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여권이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하자 오 시장은 “김씨가 (TBS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라”고 덧붙였다. 야권에선 김씨를 퇴출하거나 적어도 그의 출연료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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