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의 힘든 시간이 떠올라 가족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연설을 듣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보궐선거 승리 소감을 밝히던 중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를 언급하며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사정을 파악해야 (A씨가) 업무에 집중하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A씨가) 오 시장이 잊지 않고 말해주고 잘 살펴준다니 감사드린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A씨는 오 시장의 당선 확실 연설을 듣고 힘든 일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고, 가족들도 함께 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당선돼서 운 게 아니라 사건을 언급하자 그간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서 울었다는 것”이라며 “피해자 입장에선 피해와 2차 피해 등 정말 많이 힘든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공무원인 A씨는 현재 휴직 상태다. 오 시장은 지난달 17일 A씨 측이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도 피해자의 업무복귀를 돕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A씨를 지원해온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의 회복과 오 시장의 성평등 정책을 촉구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반성폭력 법과 제도, 정책의 목표이자 그것들이 제대로 가동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강조했다. 김은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도 “오 시장은 이렇다 할 성평등 공약조차 내놓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여성을 동등한 동료 시민으로 대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추후 오 시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업무복귀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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